CNN 보도는 보수적, 화형・돌팔매 있다

▲ 3월 최초 공개된 공개처형

지난 3월 데일리NK가 보도한 함경북도 회령의 공개처형 동영상을 세계 최대 뉴스채널인 CNN이 보도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송은 13일 밤 8시(미국 동부시간) CNN의 심층 분석 프로그램 중 하나인 CNN Presents에서 ‘은둔 국가의 비밀'(Undercover in the Secret State)이라는 제목의 1시간 짜리 보도물로 미국 전역에 방영됐다. 영상에는 일본과 영국에서도 공개된 바 있는 함경북도 회령시에서의 공개처형 장면과 정치범수용소, 장마당의 꽃제비 영상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체로 이미 공개된 영상들을 한데 모아 편집한 것이지만 세계적인 매체인 CNN이 북한의 인권실태를 직접 보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공개총살형의 생생한 모습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처형방법은 이번에 CNN에서 방영한 것과 같은 ‘공개총살형’이다. 그러나 여러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교수형, 화형, 돌팔매로 죽이는 처형 등 극히 잔인한 방법도 행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처형은 공개총살형

과거에 북한의 공개총살형은 정치적인 이유로 탈출하다 붙잡힌 탈북자의 경우에도 실시되었다. 중국으로 탈북하였다가 종교인이나 남한 사람을 만났을 경우 공개총살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식량난으로 체제위기가 심해지면서 이른바 ‘시범게임'(본보기)으로 공개총살을 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사형에 처할 만큼 무거운 범죄가 아닌데도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공개총살형을 실시한 것이다. 올해 3월에 공개된 동영상의 공개총살 대상자는 인신매매범이었다. 식량난이 심각했던 1990년대 중반에는 구리선이나 소를 훔친 단순 절도범이 공개총살형을 당한 경우도 있다.

정치범수용소 내부에서는 관리소장이나 보위부 간부들이 임의로 공개총살형을 집행할 수 있다. 강간, 살인등의 중범죄 뿐만 아니라 두부, 강냉이를 훔쳤다거나 공장 물건을 빼돌린 것, 남한 노래를 흥얼거렸다든지 하는 아주 사소한 경우에도 시범케이스로 공개총살형에 처해졌다고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공개총살이 있는 날이면 모든 주민들을 넓은 공터에 모아놓는다. 어린아이까지 총살의 현장을 지켜보게 된다. 방송을 통해 공개총살 대상자의 죄목을 읽고 나서 “총을 쏴”라고 지시한다. 공개총살형은 세 사람의 군인이 한 사람을 동시에 쏜다.

가족들도 참석한다. 어떤 경우 가족들은 총살 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증언을 해야 하며, 가족들과 수감시설의 죄수들을 일부러 공개총살 현장의 맨 앞자리에 앉혀 지켜보게 한다.

탈북자 천영훈(2000년 탈북, 함북 출신)씨는 “방송차에서 ‘쏴’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세명의 군인이 네발씩 쏘는데 총 맞은 사람의 머리가 먼저 축 떨어지고 피가 솟구처 나온다”면서 “12발을 맞은 사람의 몸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해지며 시체를 마대에 담아 트럭에 싣고 사라진다”고 끔찍한 장면을 그리듯 설명했다.

여러번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탈북자 김성철(2001 탈북, 회령 출신)씨도 “머리가 박살나 피가 솟구치고 온 몸에서 붉은 선혈이 쏟아지는데 너무나 끔찍해 차마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처참한 교수형 및 화형

공개총살보다 더욱 잔인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처형방식은 교수형과 화형이다. 공개총살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거나 주민들에게 강력한 본보기를 보여줘야 할 경우 교수형과 화형을 실시한다.

요덕수용소에서 10년 동안 생활한 강철환씨는 ‘수용소의 노래’에서 자신이 목격한 교수형을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마치 개 두 마리를 달아맨 듯이 두 사람의 목이 허공에 매달려 있었고 둘 다 얼굴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한 명은 이미 죽어벼렸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으나 다른 한 명은 아직도 꿈틀거렸다. 그의 바지가랑이 밑으로 오줌이 지르르 흘러내렸다. 그것을 본 순간 나는 현기증이 나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소장의 명령으로 수용소 인민들은 교수대 앞을 통과할 때 밑에 있는 돌을 하나씩 집어 들고 죽은 시체를 향해 던져야 했다”

순간의 고통으로 죽는 공개총살형보다 더 큰 고통을 주기 위해 교수형을 실시한다. 그리고 본보기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교수형을 지켜본 수용소의 수인들에게 돌팔매질을 명령하는 것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설마’하면서 믿지 않았던 북한의 화형(火刑)도 여러 탈북자들의 일치된 증언으로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화형은 끔찍한 반인륜범죄를 저지르거나 심각한 정치적인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집행된다.

탈북자 최기태(99년 탈북, 무산출신)씨는 1996년 함북 무산에서 화형이 집행되는 것을 목격했다. 최씨는 “화형이 처해진 사람은 23세의 여자였고 언니와 둘이서 나체 사진을 찍어 중국에 팔았다는 죄였다”면서 “나체 사진을 찍어 판 것은 자본주의 황색바람이 들어온다고 하여 북한이 시범게임으로 화형에 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죄를 지은 사람을 나무에 매달아 놓고 그 밑에 장작을 모아 놓고 불을 붙인다”고 화형의 방식을 설명하면서 “그 불은 가족이 직접 붙이며 가족들은 거의 실신 상태에서 망연자실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