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발사 ‘재진입’ 기술 없어 실패할 것”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 시험 발사 성공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 떠오르고 있다.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시험을 성공하게 되면 미국 본토까지 핵 위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이 로켓 추진체의 탄두 운반 능력을 실험한 뒤, 추진체에 얹을 소형 핵폭탄 생산을 위한 3차 핵실험도 예상되고 있다.









신성택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가 ‘재진입’과정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데일리NK


이와 관련 핵 전문가인 신성택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10일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이번 ‘광명성 3호’ 발사가 지난 2009년 발사 때보다 진일보한 성과를 내올 수 있지만 장거리 로켓발사의 핵심 기술에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로부터 탄두·위성체를 보호하는 기술 개발에 북한이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기권을 돌파할 때와 재진입할 때 태양 표면온도(6천~7천℃)와 같은 고온이 발생하는데, 이때 로켓 상층부에 탑재된 탄두나 위성체를 보호할 수 있어야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재진입’은 한 번에 성공시킬 수 있을 만큼 쉬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광명성 3호’는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2009년 광명성 2호는 3단 로켓 점화까지는 성공했지만 분리가 되지 않아 본체가 모두 타버렸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현재 로켓의 3단 점화와 분리까지는 무리 없이 성공 시킬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이번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가 성공할 것이라고 보나.


“광명성 1호와 2호 때보다 발전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당시에는 3단 로켓의 점화가 실패했고, 2009년 광명성 2호는 3단 로켓 점화까지는 성공했지만 분리가 되지 않아 본체가 모두 타버렸다. 때문에 현재 북한은 로켓의 3단 점화와 분리까지는 무리 없이 성공 시킬 것이라고 전망된다”


-로켓의 점화와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로켓 발사는 성공하는 것 아닌가.


“점화와 분리가 모두 이뤄졌다고 로켓 발사가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대기권을 돌파할 때와 재진입할 때 태양 표면온도(6천~7천℃)와 같은 고온이 발생하는데, 이때 로켓 상층부에 탑재된 탄두나 위성체를 보호할 수 있어야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번에 ‘재진입’ 성공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진입’은 한 번에 성공시킬 수 있을 만큼 쉬운 기술이 아니다. ‘광명성 3호’는 재진입 과정에서 실패할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장을 왜 동창리로 옮겼다고 보나.


“무수단리는 구형 발사장이다. 연료 주입을 하는데도 애로사항이 많다. 특히 액체연료를 주입할 때는 더욱 그렇다. 액체연료의 특성상 주입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찰에 민감하기 때문에 느린 속도로 넣어야하고 빨리 쏘지 않을 경우에는 다시 빼놔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하기 위한 시설들이 무수단리에는 있지 않다.


하지만 동창리는 최신식 발사장이다. 제어통제실도 미국이나 러시아식으로 꾸며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연료 주입장치를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지하에 설치해 놨다. 자동관리 시설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무수단리보다 평양에서 가깝기 때문에 행정적인 효율성도 고려됐다고 생각한다.”


-대포동 1호와 2호 발사 당시를 평가해보자면.


“대포동 1호는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대포동 2호는 실패는 아니다. ‘부분적인’ 성공이라고 봐야한다. 2009년 당시 대포동 2호는 ICBM으로서 70~80% 성공을 거뒀다고 판단된다. 장거리 로켓은 대기권 돌파를 위한 3단 로켓 점화·분리가 중요한데, 북한은 그 정도 수준은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다만 3단 로켓 분리가 실패하면서 본체가 모두 타들어가 재진입 과정에 돌입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번 ‘광명성 3호’ 발사에서 똑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광명성 3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번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미국과 유럽이 긴장할 것이다. 북한은 적어도 미국의 알래스카나 하와이 정도는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의 ICBM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장거리 로켓발사 시 어떤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나?


“첫째는 풍향과 풍속이다. 특히 성층권 부근의 풍향과 풍속은 지표면과 매우 다르다. 때문에 발사 전에 지표면과 성층권의 풍향·풍속 체크는 필수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습도다. 비와 안개가 낄때는 로켓을 발사하지 않는다. 날씨가 맑거나 흐린 것은 로켓발사에 관계없다. 기상조건이 좋지 않다면 아무리 김정은이라고 해도 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거리 로켓 기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로켓 기술과 연료다. 특히 연료는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고체연료는 꾸준하고 일정하게 속력을 낼 수 있지만 제어가 불가능하다. 속도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액체연료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대기권 돌파를 위해 엄청난 추진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때 액체연료로 가동되는 1·2단 로켓을 이용한다.


두 번째는 3단 로켓의 분리와 점화 기술이다. 특히 분리되면서 다음 단계의 로켓을 점화하는 과정이 까다롭다. 세 번째는 제어기술이다. 장거리를 비행하기 때문에 궤도수정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재진입’기술이다. 한마디로 고온을 견딜수 있는 기술이다. 북한은 적어도 ‘재진입’외의 기술들은 모두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같이 장거리 로켓이나 핵실험을 공개적으로 실행하려는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체제과시·내부결속,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 대남위협, 무기 판매 등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은 군수물자를 이집트, 중동, 남미 등지에 팔아왔다. 소련제 스커드 A·B형을 개조, C·D형을 만들어 판매했다. 부속품이나 정비품도 부르는 것이 값이다. 이번에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면서 외신들을 초청했는데, 이는 세계에 북한의 군사기술을 과시하고 군수품 수출을 유리하게 하려는 일종의 광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