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하는 북한서 ‘임신테스트기’ 인기상품

최근 북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임신 테스트기’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북한 사회에서 여성들이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임신 시기를 조절해 좀 더 나은 생활을 누리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소식통의 설명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임신 테스트기’가 새로운 인기상품이 되고 있다”면서 “‘임신 테스트기’는 외국(중국) 갔다 온 사람들이 몇 개 가져다 팔기 시작하면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성들은 보통 월경주기로 임신을 자체진단 하거나 산부인과 진단으로 임신확인을 했다”면서 “그러나 자가 진단은 오진(誤診)도 많고, 산부인과 의사들이 내진(기계가 아닌 손으로 감별하는 방법)으로 하기 때문에 오진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道)에 있는 큰 병원은 ‘초음파’ 검사기가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市), 구(區)병원은 초음파 검사기가 없기 때문에 오진이 많다.

그는 “산부인과에서 임신확인을 하려면 우선 결혼 관계를 확인하고 내진을 해준다”면서 “미혼녀, 독신녀들이 병원에서 임신확인을 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며 사회적으로 ‘불량한 여성’이라는 인식이 따른다”고 소개했다.

이어 “임신을 조기에 확인하면 안전한 ‘인공유산(낙태수술)’을 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쳐 6, 7개월이 지나 태아를 인공유산하면 산모에게도 위험하다”면서 “이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임신시기, 양육(養育)은 여성의 선택’이란 인식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혼한 여성의 경우에도 ‘아이를 낳으면 장마당 지각생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빈부의 차이가 생겨 돈을 어느 정도 모을 때까지 임신을 늦추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출산 장려 정책을 쓰고 있는 북한에서 피임과 낙태는 위법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의 감시를 피해 산부인과 의사들이 집에서 낙태수술을 해주며 돈을 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낙태수술 가격은 임신 8주는 북한 돈으로 2만~2만 5000원, 24주는 4만~5만 원, 32주는 7만~8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임신 테스트기는 경제적이기도 하고 건강예방 차원에서도 좋은 상품”이라며 “중국산 제품은 20일 후 검사해도 잘 나타나지 않지만 남한산(産) 제품은 14일 후 검사해도 임신확인 유무를 정확히 진단돼 남한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제품은 40~50위안, 남한산 제품은 80~100위안으로 가격차이가 있지만, 남한산 제품은 질도 좋고 신뢰할 수 있어 산부인과 의사들은 밀수꾼들에게 남한산 제품을 요구해 암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젊은 여성들에게 임신 테스트기를 두 배로 팔아도 잘 팔릴 정도”라며 “부르는 게 값”이라고 부연했다.

여성들 사이에서 임신 테스트기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소식통은 “임신 테스트기를 문명으로 받아들이는 여성이 있는 반면, 성 개방이라는 안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여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10번째 자녀를 출산한 다산모에게 ‘모성영웅’ 칭호를 수여하며 출산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