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개성공단 임금 일방 인상은 ‘소탐대실’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4월 7일>


최근 김정은 정권은 이달에 지급될 개성공업지구 근로자들의 3월분 임금을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인상한 기준에 맞추라고 한국 입주기업들에 통보했습니다. 남한기업인들로 구성된 개성공업지구기업협회 회장단 13명은 오늘 개성을 들어가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북한 당국의 이런 일방적인 최저임금 인상요구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남북 당국 간의 합의를 깨고 저들 마음대로 정한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겁니다.


남한 정부는 이미 김정은 정권이 마음대로 정한 이런 요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남북 간 합의했던 규정을 지키라고 요구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을 보면 근로자의 연간 임금 인상률을 최대 5% 이내에서 그것도 남북당국 간 협의해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 요구하는 74달러는 5%가 넘는 5.19%입니다. 게다가 남한 입주기업들이 내는 사회 보험료도 인상하겠다고 2월 24일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는 남한 정부가 만나서 토의해 보자는데 대해서도 일체 응대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 요구한 임금인상률 5%보다 0.19% 높인 것은 돈으로 볼 때는 남한기업이 못 받아들일 만큼 큰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받아줄 경우 남북 간 합의를 무시하고 앞으로 계속 제 마음대로 놀아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것은 경제 거래의 기본이 되는 ‘계약 준수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를 받아주느냐 아니면 원칙을 지키냐, 하는 문제입니다. 사실 김정은 정권에게는 더 큰 손해입니다. 이번 요구가 성사된다 해도 이런 행태가 달라지지 않으면 결국 한국이나 외국 기업들에 북한에 대한 투자 위험성만 널리 알리게 되는 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외국 투자를 받지 못해 쩔쩔매는 형편인데 합의해 놓은 다음 발라당 뒤집는 짓을 계속해서 벌인다면 누가 이런 위험한 곳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은 중국의 500대 부호로 꼽히는 시양그룹이 무산광산에 투자했다가 이번처럼 일방적인 계약 변경으로 투자했던 약 4천만 달러만 떼이고 쫓겨난 일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시양그룹 주복인 창업주가 “북한 투자는 악몽”, “북한이 사기꾼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맹비난을 했겠습니까.


하지만 더 분명한 건 이런 놀음을 벌인 김정은 정권이 더 큰 손해를 본다는 겁니다. 만약 계속 이따위 식으로 나가면 남한 기업들은 할 수없이 철수해야 할 것이고 개성공업지구는 폐쇄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제일 큰 손해는 결국 김정은이 보게 될 것입니다. 소탐대실, 작은 것을 탐하려다가 더 큰 것을 잃는다는 조상들의 명언 새겨듣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