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시위 없었다…’장세 인상’ 항의일뿐”







▲2006년 여름 사리원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도로상에서 안전원(경찰)과 써비차(일명 달리기 차, 돈을 받고 사람들을 태워주는 장사차량) 운전기사가 주먹질을 하고 있다. 현장은 사리원 입구다. 북한 사회기강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시아프레스

이달 18일 신의주 시장에서 상인 수백 명과 가족들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는 한 일간지 보도는 장세(판매대 사용료) 인상을 두고 친선시장에서 관리인과 상인들이 거칠게 싸운 사건이 일부 과장돼 외부로 전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일종의 생계형 항의가 집단 시위로 비춰진 셈이다.


신의주 내 다른 대형시장인 채하시장, 수문농민시장, 남송시장에서는 특이할만한 충돌이나 항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NK는 23일 북한 당국의 지시로 각 지역에 폭동진압조가 구성됐다고 보도했지만 집단 시위가 발생했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 아직까지 북한 내부에서 집단 시위로 볼만한 소요가 발생했다는 정보는 전해지지 않았다.   


신의주 장마당 마찰은 당시 신의주경기장 인근의 친선동 친선시장(방직, 신발공장이 몰려있음)에서 시장 관리인이 장세를 한 달 6000원에서 9000원(하루 300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을 전하자 최근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상인 몇 명이 거칠게 항의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북한에서는 쌀1kg에 2000원 수준이다. 보통 강냉이를 먹기 때문에 9000원은 강냉이 9kg 정도에 해당한다.  


시장 관리인이 시(市) 상업관리소 방침이라며 무조건 따르라고 말하자 다른 상인들이 합세해 ‘차라리 메뚜기(골목 장사)로 나서겠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항의를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상인들이 흥분해 쓰레기를 던지는 등 관리인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급기야 보안원이 포함된 타격대(각종 단속과 폭동진압 임무를 가진 조직의 평안북도 명칭) 수십명이 출동해 상인들을 저지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위에 몰려든 구경꾼까지 합해서 그 숫자가 백여 명이 넘어섰다는 것이다.


30여분 정도 항의를 하던 상인들은 보안원들의 적극적인 만류로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인과 멱살잡이를 하던 상인 몇 명이 바닥에 쓰러져 다치는 일은 있었지만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군이 출동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전한 내부 소식통은 “장사도 통 시원치 않은데 장세만 계속 올리려고 하니까 장사꾼들이 화가 나서 고함을 질러댔다”면서 “시장 관리원이야 법일꾼도 아니니까 상인들이 멱살까지 잡고 흔들어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원들이 출동해서 사태를 진정시켰고 관리원도 ‘나도 하고 싶어서 하나’라며 한 발 물러서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규찰대들이 골목장사꾼들을 내쫓고 다시 돌아오면 또 쫓아가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면서도 “집단적으로 항의를 하면 보안원도 겁을 먹고 사태가 확산되지 않는 데 급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대 장사꾼들도 (화폐개혁 이후) 장사가 안 되니 악에 바쳐서 몸싸움까지 하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러한 사건이 가끔 나기 때문에 큰 동요는 없다”면서 “신의주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북한 내부 휴대폰 서비스 중단 소식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그런 정황은 없다. 휴대폰을 사용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