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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3국인 고용 청부살인 시도 늘어…납치 후 공작 교육도”

정찰총국, 지하 살인청부업 발달 국가서 동남아인·조선족 포섭…“수천달러 주면 이유 불문 가담”
김가영 기자  |  2017-02-17 18:41


▲북한 김정남을 피살한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여성 도안 티 흐엉.
/ 사진=연합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들이 베트남 등 제3국 여권 소지자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암살 및 테러도 ‘청부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 소행’이라는 의혹을 일찌감치 없애기 위해 제3국 일반인을 고용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KAL기 폭파사건, 이한영 암살 당시처럼 자국 공작원 소행이 드러나면 국제적 비난에 직면해야 하는 만큼, 북한이 공작 사업에 있어 ‘흔적 지우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살인청부업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국가에서 주로 청부업자 포섭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동남아시아와 중국이 꼽힌다. 동남아의 경우 청부업 관련 지하시장이 따로 형성돼 있어 돈만 건네면 쉽게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에선 상대적으로 북한 측과 소통이 쉬운 조선족이 많이 포섭된다.

오랫동안 북한 대남 공작 문제를 추적해온 바 있는 한 대북전문가는 17일 데일리NK에 “북한이 제3국 일반인을 고용해 암살 및 테러를 가한 경우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2, 3년 전부터 그런 방식을 주되게 활용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워낙 국제사회에서 테러 조직처럼 찍혀 있는 만큼, 처음부터 범행 의혹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주로 동남아나 중국 지역에서 살인 청부업자 고용이 이뤄진다. 동남아엔 아예 살인청부업 시장이 있어 포섭이 상당히 쉽다”면서 “청부살인 경험이 많은, 소위 ‘전문 킬러’가 아니더라도 돈만 주면 별 다른 설득 없이 쉽게 포섭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중국에선 중국 현지인보단 북한 측과 그나마 소통이 잘 되는 조선족을 포섭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모든 조선족이 다 북한에 우호적인 건 아니지만, 돈만 잘 챙겨주면 이유를 불문하고 범행에 가담할 조선족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한 정찰총국에 소속돼 실제 해외 공작에 관여했던 고위 탈북민도 “북한 국적의 요원이 신분을 속여 테러를 하려면 신분증도 위조해야 하고 그 나라 말까지 유창하게 구사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그러니 다른 목적으로 외국을 방문한 척 한 뒤 현지인을 포섭해 약속한 시점에 테러를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남아 쪽은 가뜩이나 월급도 적은데, 당장 몇 천 달러를 쥐어주겠다는 사람의 말에 현혹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찰총국에선 외국인 공작원에게 임무 수행 대가로 천 달러 단위의 수고비를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탈북민은 김일성 시기부터 제3국 일반인을 북한으로 납치한 후 공작원으로 교육시켜 파견시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정찰총국 전신인 중앙당 작전부 연락소와 35호실,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이 각각 외국인 납치와 공작원 교육 등을 담당한 뒤 본국으로 다시 파견했다는 것.

이 탈북민은 “외국에서 젊은 여성들을 납치해와 공작원으로 교육시킨 뒤 현지로 파견시키고는 했다. 정찰총국으로 통합되기 전 작전부 연락소와 35호실, 정찰국이 늘 담당해오던 일”이라면서 “당시만 하더라도 해외에서 북한 소행 테러가 일어나면 작전부와 35호실, 정찰국 중 누가 지휘했는지를 가려내야 했지만, 지금은 그들이 합쳐진 정찰총국 소행이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청부살인 수법이 보다 능숙해질수록 사실상 전 세계 어디든 북한 측 테러와 암살로부터 안전지대일 수는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제3국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했던 한 선교사는 “체류 당시 현지인들로부터 두 차례 살해 위협을 당한 적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원한을 산 적이 없어 그냥 돈이 필요한 강도라고 여겨왔다”면서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탈북민을 대상으로 선교를 한다는 걸 안 북한이 살인청부업자를 보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외국에서 우연을 가장한 피살을 당한 사람들 중 북한의 청부살인에 의해 희생된 경우도 상당수가 아니겠나”라면서 “북한의 청부살인 수법이 대담해질수록 그 어느 곳도 북한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 김정남을 피살한 혐의로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시티 아이샤.
/사진=연합

이에 따라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공항에서 북한 김정남을 피살한 용의자들 역시 북한이 고용한 살인청부업자일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남에게 직접 독극물 공격을 가한 여성 용의자 2명은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상태. 해당 여권이 위조여권인지는 판명되지 않았지만, 실제 해당 국적이 맞다 하더라도 돈을 받고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위 탈북민은 “용의자들이 ‘장난’인 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제정신이고서야 외국인(김정남)을 상대로 그런 위험한 장난을 치겠나”라면서 “북한이 고용한 간첩이거나, 정말 돈만 바라고 범행을 저지른 청부업자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이 청부살인을 자행하는 데도 굳이 독극물이나 독침 등 북측 소행으로 의심 받을 만한 도구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대북 전문가는 “실패 가능성이 가장 적은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제3국 청부업자를 고용해 저지른 일이니 북한 소행이란 의혹엔 그저 발뺌하면 되지만, 암살에 실패하면 문제가 더 커지지 않겠나”라면서 “총이나 칼 등 살해 실패 위협이 큰 도구보단, 간단하지만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독’이 북한으로선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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