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평양’ 고려항공 전세기 운항 중단…中 대북제재 차원?



▲고려항공 홈페이지를 보면, 평양발 도착지 목록 중 단둥이 사라져 있다. / 사진=고려항공 홈페이지 캡쳐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양을 오가는 전세기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16일 현재 고려항공 홈페이지에선 단둥이란 이름이 사라져 단둥행 예약이 불가능하다. 평양발 중국 노선은 베이징(北京)과 선양(瀋陽)뿐이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려항공 베이징 사무소 관계자는 “당분간 단둥-평양 전세기 운항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중국 단둥 랑터우(浪頭) 국제공항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관광 수요가 점차 늘어난다는 이유로 지난 3월 28일부터 단둥-평양 간 왕복 전세기 운항을 시작한 바 있다. 단둥과 평양을 오가는 전세기 취항은 이 경우가 처음이었다.

이에 중국 랴오닝성 당국은 당시 锦山大街(진샨다졔·도로명) 등 단둥 기차역 부근을 중심으로 ‘庆祝丹东-平壤国际航线开通(경축! 단둥-평양 간 국제 항공노선 개통)’이라는 플랜카드를 붙이는 등 단둥-평양 간 전세기 신규 취항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단둥-평양 신규 노선 개통에 中 주민들 “고려항공 못 믿어”)

다만 단둥-평양 전세기 운항 발표 당시, 국제사회에선 한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들에 의해 제재를 받는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하는 게 대북제재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었다. 일찍이 미국 해외자산통제국은 고려항공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국외 노동력 운송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를 고려해 지난해 12월 이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단둥-평양 전세기 운항마저도 갑작스럽게 중단되자, 일각에선 중국이 대북제재 강화 차원에서 내린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4월에도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베이징-평양 노선을 일시 중단하는 등 대북제재 일환으로 항공 운항 제한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또한 시기상으로 볼 때 이번 조치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등이 중국을 자극한 데 따른 것이란 지적도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4일 오랫동안 준비해온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베이징에서 개최하던 중,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본의 아니게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편 중국은 15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발표한 성명에도 참여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안보리의 결의안들을 위반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매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비핵화의 노력을 보여야 하고 더 이상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안보리 이사국들이 단합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신속하게 단호한 입장을 발표한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