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달부터 대남 방송 ‘통일의 메아리’ 시작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가 내달 1일부터 ‘통일의 메아리’라는 라디오방송을 시작한다고 29일 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보도를 통해 “‘통일의 메아리’ 방송은 민족적 단합과 조국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과 염원을 전하게 될 것”이며 “12월 1일부터 방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통일의 메아리’ 방송은 매일 아침 7~9시, 낮 1~3시, 저녁 9~11시 3차례에 걸쳐 단파 3970·6250KHz, 중파 684·1080KHz, 초단파 97.8MHz로 송출된다.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고지된 주파수 중 현재 시험방송을 하는 주파수는 대일·대남용 평양방송 주파수인 6250KHz 하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주파수에서 송출되던 평양방송은 우리민족끼리가 29일 자정 ‘통일의 메아리’ 보도를 전한 직후 중단됐다.


오후 2시 현재 우리민족끼리의 ‘통일의 메아리’ 관련 보도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여성 아나운서의 멘트와 음악을 엮어 방송 중이다.


6250KHz 이외에 고지된 주파수도 모두 평양방송과 조선중앙방송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주파수기 때문에 ‘통일의 메아리’ 방송은 기존 대남선전 라디오 방송의 설비·인력을 배치해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대북 방송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동북아방송연구회 박성문 부이사장은 데일리NK에 “‘통일의 메아리’ 테스트 방송의 개시멘트를 한 여성 아나운서는 ‘구국의 소리’ 방송 종료 이후 동일 주파수에서 조선중앙방송·평양방송 등을 중계해 온 ‘반제민족민주전선’ 평양지부 방송의 개시, 종료 멘트를 담당했던 인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대남 비방에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남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부이사장은 “우리나라 민간단체들의 대북방송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도 대남선전방송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과거 ‘구국의 소리’와 관련된 제작진이 붙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03년 7월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대남방송인 ‘구국의 소리’ 방송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다음 달 1일부터 방송을 중단했다. 1970년 ‘통일혁명당 목소리 방송’으로 출발한 ‘구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심리전 방송으로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