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강댐 무단 방류…“겉으로만 대화 강조 실체 드러내”

북한이 6일 오전 우리 측에 통보 없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軍)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께 황강댐 수문을 개방했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DMZ)에서 북쪽으로 42.3㎞ 떨어진 임진강 본류에 있는 댐으로 저수량은 3억~4억t 정도로 알려졌다.

황강댐 방류가 시작되자 하류에 위치한 연천군 등은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가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천군과 파주시는 긴급재난상황실을 가동, 임진강 주변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7시 40분부터 3차례에 걸쳐 경고방송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황강댐 방류가 앞으로 수공(水攻)을 전개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을 살펴보면서 일종의 역량테스트를 시도했다는 것.

유동렬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데일리NK에 “수공 여부를 떠나서 이번 방류가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점”이라면서 “통보 없는 무단 방류가 대량 홍수 사태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나쁜 의도가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원장은 “이번 방류를 통해 (겉으로는) 대화와 평화를 말하고 있는 북한 정권의 실체가 드러낸 셈”이라면서 “또한 앞으로의 수공을 위해 우리 정부의 역량을 테스트하고 점검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평화라든지 남북관계라든지 그런 것에 정말 관심이 있다면 방류 등을 사전에 통보했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방류를 사전 통보 없이 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이 잘 공조해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황강댐 방류와 함께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해 놓은 목함지뢰가 함께 떠내려 올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지뢰 매설양을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늘렸다. 북한이 새롭게 매설한 지뢰는 모두 4000발이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70% 가량이 목함지뢰인 것으로 군당국은 보고 있다. 목함지뢰는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탐지기로 찾기 어려운데다 물에 잘 뜨기 때문에 집중호우에 유실돼 남쪽으로 떠내려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