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주민 역사탐방 통해 ‘작은 통일’ 이뤄”



▲(사)탈북자동지회가 주최한 ‘먼저 온 통일과 함께하는 남북동행’에 남북출신 주민 70여 명이 이틀간 참여했다./사진=김혜진 인턴기자

“북한에서는 역사를 전부 북한에 유리한 쪽으로 바꾸거나,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주기 때문에 탈북민들은 대부분 우리의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이틀간 진행된 ‘먼저 온 통일과 함께하는 남북동행’은 이 같은 취지에서 시작됐다. (사)탈북자동지회(회장 최주활)가 주최하고,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손광주)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남북 출신들이 함께 백제와 신라의 역사를 탐방하면서 분단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자리를 만들고자 마련됐다.

70여 명의 남북 출신 주민들은 첫날 여행코스로 화려했던 백제의 모습이 남아있는 충남 부여 백제문화관광단지에 둘러봤다.

참가자들은 정양문(正陽門·입구)을 거쳐 중앙광장을 지나 사비궁(백제의 궁궐)을 돌아봤고, 이후 사비궁 내 천정전(天政殿·사비궁의 가장 중심공간으로 왕의 즉위 의례, 신년행사 등 각종 국가의식이 거행되는 중요한 건물)을 비롯, 왕과 왕비의 화려한 옷 등이 전시돼있는 모습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튿날 참가자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를 찾았다. 이들은 천왕문(天王門)을 지나 청운교(靑雲橋)와 백운교(白雲橋)를 둘러봤고, 일부 참가자들은 대웅전(大雄殿·석가모니를 모신 법당)으로 올라가 커다란 석가모니 형상을 구경하기도 했다.

탈북민 조은희(36) 씨는 “(북한에서는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신라·백제의 역사를 알고 싶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행사를 통해 제대로 된 한반도 역사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이번 여행은 ‘먼저 온 통일과 함께’ 라는 그 뜻의 진정한 의미가 있고, 이렇게 작은 통일부터 시작해 큰 통일을 이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도 “백제와 신라의 옛 모습을 보면서 역사를 올바르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도 커졌다”면서 “남북 출신 사람들이 같이 여행을 하고, 밥을 먹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여행이 ‘통일’에 한층 더 가까워진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에 참가한 남한 출신 국민 김대현(33) 씨는 “친한 탈북민 누나를 통해 이번 여행을 알게 돼 참여했다”면서 “이틀간 함께 지내면서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오히려 동네 어르신들 혹은 친구들 같았다. 앞으로도 시간이 된다면 또 참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