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박 “北, 자살유도 위해 여성 동원 성고문”

지난 2009년 12월 북한에 불법입국했다 43일만에 풀려난 로버트 박이 당시 북한 당국에 받은 가학적인 고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동안 그는 “끔찍한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증언은 했지만 북측의 구체적인 고문 행위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다.


박 씨는 8일 연합뉴스 영문판을 통해 “(당시)몇몇 북한 여성들이 나를 자살하게 만들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면서 “그들은 나를 둘러싸고 미소를 지은 채 ‘내가 당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당신과 영원히 살았으면 좋겠나’라고 말하면서 곤봉으로 내 성기를 반복적으로 내리쳤다”고 밝혔다.


박 씨에 따르면 그를 고문한 북한 여성은 그에게 “당신의 신이 그렇게 위대하다면, 당신을 왜 구하지 못하는가. 우리는 양키 민족을 증오한다”고 조롱했다. 이에 박 씨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 한다”고 답했고, 다시 고문이 시작되면 “죽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박 씨는 몇몇의 북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포박당한 채 학대받았다고 증언하면서 “나는 더 이상 남자 구실을 할 수 없게 됐다. 죽음만이 이 고통에서 나를 해방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울부짖었다.


그는 “북한 당국의 고문은 내가 풀려난 후 그 같은 인권침해에 대해 발설하지 못하도록 자살을 유도시키려 한 것”이라면서 “아마 그들은 내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면 나를 절대 풀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아직까지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겪고 있다. 감정기복이 심해져 때때로 주체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는 것이 측근의 전언이다.  


그는 북한에서 석방된 후 두 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할 만큼 심각한 PTSD 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미 미국에서 수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현재까지 심리·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로버트 박은 북한이 얼마나 끔찍한 나라인지 폭로하고, 그들의 인권유린을 척결하기 위해 고문행위 중 일부를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한편 로버트 박은 미국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송은 금전적 송해배상이 목적이 아니다”라면서도 “배상을 받을 경우 북한 정권의 잔혹행위와 주민탄압에 대항하는 의미로 북한정권에 저항하는 인권단체들을 돕는데 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