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시달리는 北 보위원들, “장사하고 싶다” 토로

최근 북한이 내부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물려 주민사찰과 감시를 담당하는 국가보위성원들의 불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보위성원들이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보위원들이 주민 통제에만 내몰리면서 생활이 극도로 피폐해져 가고 있다”며 “이들 사이에서는 ‘직업을 바꿔야겠다’거나 ‘평범하게 장사를 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지난해) 가을에 1년 치 배급을 받는데, 그중에 70%는 젖은 강냉이(옥수수), 30%는 잘 마르지 않은 벼”라며 “이 정도 배급으로는 6개월 밖에 먹을 수 없고, 먹는 것뿐만 아니라 땔 것이나 입을 것, 또 자식 공부도 시켜야 하므로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보위원은 “당(黨)에서 매일 ‘주민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만 내려 엉망이 되어 가는 가정생활은 돌보지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장사하고 싶어도, 수년간 주민을 단속하고 감시하는 일만 하다 보니 밑천도 없는 데다 어떤 장사를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보위원들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도 “보위원 중에서도 그나마 낫다고 여겨지는 국경 지역 보위원들이 밀수를 도와주면서 잘살게 됐다는 것은 어제의 일”이라면서 “지금은 (국경 지역 보위원들도) 살기가 힘들어 중국 전화를 갖고 밀수하는 집들을 찾아다니며 도와줄 일이 없는지 묻고, 일감을 달라고 하는 판”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비사회주의 그루빠’에 동원돼 주민을 적발했다가 뒷돈을 받고 풀어준 한 보위원이 되려 고발돼 보위성에서 쫓겨나고, 건설현장에서 혁명화 단계를 밟은 사례도 있었다는 게 이 소식통의 말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보위원은 ‘장사하며 사는 주민들이 우리(보위원들)보다 더 잘살고 있어 차라리 쫓겨난 것이 시원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소식통은 “국가는 앞으로 잘 살 것이라고 계속 선전하고 있지만, 보위원들은 당장 지금이 바빠 죽을 지경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보위원들 사이에서는 ‘잘살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도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국가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