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반탐 요원 고위자녀 해킹 전문 인력으로 교체”

북한이 최근 국내외 반탐(反探) 일꾼을 20, 30대 젊은 대학 졸업생들로 교체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외 요원의 경우 만경대혁명학원 출신 해킹 전문 인력을 우선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보위대학, 보위정치대학에서 국내 반탐 요원을 뽑는 것과 달리, 해외로 파견되는 요원은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만경대혁명학원은 8년제로 운영되는 특수학교로 입학자격은 혁명유가족 및 당·정 고위간부 자녀이다. 이들은 입학과 동시에 의무적으로 모두 기숙사 생활과 군사조직아래 교육을 받고, 최고의 환경 속에 최고대우를 받으며 졸업 후 군 또는 특수요직에 진출한다.

북한이 핵심 간부들의 자녀들을 해외 반탐 일꾼으로 육성·발굴하고 있다는 뜻으로, 사상성이 검증됐다는 측면에서 이탈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해외 반탐 요원이 각종 정보 수집 및 사이버 외화벌이 임무 등 발설해서는 안 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상성이 뛰어나야 된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임무에 대해 소식통은 “중국과 한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 색출, 한국의 고위층 해킹, 다른 나라 및 북한의 기존 요원들의 활동 내용 등을 사이버를 통해 파악·실행하고 그 결과를 보위성에 직접 보고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이 사이버·해킹 역량을 대남·대외 전략에서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한 것에 나아가 중요 역량으로 간주,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북한은 사이버 공격을 단순한 악성웨어 유포, 디도스 공격 수단에서 지능형 지속공격, 랜섬웨어 등으로 고도화시키고 있고, 이에 따라 사이버 공격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 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페이스북이나 위쳇, 카카오톡 등 다양한 SNS로 여성의 프로필을 만들어 위장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고위 인사나 탈북민을 대상으로 친구를 맺어 정보를 탈취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이사가 지난해 11월 국민통일방송 주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실태’ 세미나에서 밝힌 “북한 해킹 조직이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군이나 정부기관의 요직에 있는 인사들과 친구를 맺은 다음 악성 코드를 보내는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북한은 한국이나 국제사회로부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의 비대칭 전력이라는 사이버·해킹 전력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고도화된 훈련을 받은 IT 전문가들이 여기에 적극 투입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불행한 일이다. 북한 IT 기술자들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기보다는 김정은에게 사상성을 검증받기 위한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 사이버 공격도 체제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김정은 체제의 실체 파악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