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퍼레이드 동원 北 주민 새벽부터 나와 기다렸을 가능성”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한 가운데, 행사에 참여하는 북한 주민들이 새벽부터 나왔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연도 환영 행사에 동원됐던 한 탈북자는 18일 데일리NK에 “평양시 각 구역 행정위원회 행사과에서 1호 행사를 포함한 모든 행사 인원을 조직한다”며 “내가 행사에 동원됐을 때는 새벽 5시까지 담당 구역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새벽에 타고 갈 것도 없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냥 걸어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은 카퍼레이드를 제안했지만 우리 측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대신 북한은 북한은 60만 명의 평양시민을 동원해 연도 환영 행사를 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공장기업소별로 배치가 됐다면 본인 지역과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했을 수 있다”이라며 “많이 상황이 개선돼 기업소마다 차를 최대한 동원한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탈북민은 “예전에는 그런 것(1호 행사) 한번 나가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서로 나가려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귀찮아서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데 나가지 않으면 사상적으로 비판 받으니까 할 수 없이 나간다”고 전했다.

그는 “순안공항에 동원되는 사람들은 차를 타고 이동하니까 평양 도로에 동원되는 사람들보다는 낫다”며 “순안공항은 보통 기관 기업소의 성분이 좋거나 외모가 좋은 특별한 사람들이 나간다”고 말했다.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시민들이 꽃을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2018.9.18. / 사진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정장과 한복 차림의 평양 시민들은 도로에 나와 꽃과 인공기·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 통일’을 외쳤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평양 시민이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3대 혁명전시관, 영생탑, 려명거리 등을 거쳐 공항출발 1시간여만에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백화원영빈관은 북한을 찾는 국가수반급 외빈 숙소로 사용되는 곳으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모두 이곳에서 묵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3시 45분부터 시작했다. 우리 측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회담에 배석했으며 북측은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했다.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길 가에 늘어선 평양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2018.0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