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안전국 검열한 중앙검찰소, 빼곡한 구류장 돌아보고 한 말은?

양강도 혜산시 강변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중앙검찰소가 최근 양강도 안전국 구류장에 대한 갑작스러운 검열을 진행하고 구류장 수용 인원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중앙검찰소가 지난 2일 갑작스럽게 도 안전국 구류장들에 대한 검열을 시행했다”며 “양강도 안전국에 내려온 중앙검찰소 검열성원들은 빼곡한 구류장을 지적하면서 재판 처리를 빨리 다그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일 오후 2시경 검은 양복을 입은 중앙검찰소 검열원 4명이 양강도 안전국 구류장 내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들이닥쳤으며, 이들은 구류장을 둘러본 뒤 넘쳐나는 구류장 수감자들을 보며 기가 막힌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검찰소 검열원들은 구류장에 인원이 빼곡하게 들어찬 모습을 보면서 “이것은 양강도의 사상이 불건전하다는 표현이다” “마치 범죄도시를 방불케 한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통 한 구류장의 정원은 8명 정도지만, 당시 도 보위국 구류장에는 20명가량이 수용돼 있어 수감자들이 밤에 제대로 눕지 못하고 앉은 자세로 잠을 자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실태를 직접 확인한 중앙검찰소 검열원들은 도 안전국에 ‘시일을 질질 끌지 말고 죄인(수감자)들을 빨리 처리하라’면서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대상은 단련대에, 예심이 3개월 이상 지난 대상은 교화소에 보내 이달 안으로 구류장 수감 인원을 줄이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특히 검열원들은 이처럼 구류장 수감 인원이 차고 넘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은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한 도 안전국 간부들의 문제라고 꼬집으며 보름 후에 다시 돌아와 보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에 도 안전국은 구류장 수감자들에 대한 재판을 하루 2~3건씩 무더기로 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수감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들볶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 주민들은 도 안전국이 단련대나 교화소에 보내야 할 수감자들에게 돈을 받아 챙기려고 재판을 다그치지 않고 구류장에 그냥 놔두는 꼼수를 부리다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는 예심 기간이나 구류장 안에 있던 기간을 다 합산해서 형기를 내린다”며 “그래서 잘 사는 주민들은 붙잡히면 어떻게든 구류장 안에서 형기를 채우고 나가려고 안전국에 돈을 고이는데(바치는데) 이번 중앙검찰소의 검열로 몇몇 돈 있는 개인(수감자)들도 계획이 틀어져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