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도강 직후 받은 코로나 검사서 양성 판정…中병원 ‘비상’”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압록강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모습. 주로 강폭이 좁고 수심이 얕은 지역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도강하곤 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북한 주민이 도강 직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현재 중국 병원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자국 내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코로나19가 발병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22일 중국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0일 오후 함경북도에서 중국으로 도강을 시도하던 북한 주민이 중국 군인의 총에 맞고 쓰러졌다. 상태가 위급해지자 이 주민은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후 받은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중국 병원은 비상에 걸렸다. 즉시 이 탈북민을 격리시켰으며 현지 주민들의 병원 접근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질 경우 북한 내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 병원에서 북한 주민의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발병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중국 당국이 이 북한 주민에 대한 신변 인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평양 김만유병원의 ‘의료 일꾼들’ 사진을 공개했다. 신문은 “인민의 생명 건강을 위해 바쳐가는 의료 일꾼들의 헌신의 모습은 그대로 사회주의 보건제도의 참모습으로 인민들의 마음 속에 새겨지게 된다”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한편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자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이 전혀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3일 노동신문은 “전 세계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의 피해로 인한 대혼란 속에 빠져 전전긍긍하고 있는 때에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우리나라 사회주의 보건제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징후는 여러차례 포착된 바 있다.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말과 2월 초 신의주(평안북도)와 평양에서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던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중국 유학생이나 무역업자의 가족 또는 지인으로 중국 방문자와 접촉한 사람들이어서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북한 당국은 이들의 사인을 급성폐렴으로 진단하고 서둘러 화장 절차를 끝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평양서 지난달 이미 코로나로 사망자 발생…현재 확진자도 18명”)

또 지난달 초 북한 군의국은 군 내에 코로나19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200여 명에 욱박한다는 내부 통계를 내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를 보고 받고 시신에 대한 철저한 소독처리를 지시했으며 이와 관련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에 신경쓰라는 명령도 하달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한군도 ‘발칵’…코로나19 의심 사망 200명 육박)

이달 들어서도 북한에서 발열과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던 의료진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WHO(세계보건기구)에 그 어떤 사실도 보고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초기부터 물샐틈없는 초특급비상방역조치를 가동해 매우 안정적인 방역 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상황을 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