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 핵 현대화 추진… 핵시설 600곳 폐쇄키로”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600여곳의 구형 핵무기 제조 시설을 폐쇄하고 약 7천200명의 관련 인원을 감원키로 하는 등 ‘핵 현대화 작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국가핵안보국(NNSA)은 18일 미.소 냉전 기간에 수천개의 핵무기를 제조한 것으로 알려진 테네시 공장과 수소폭탄을 제조한 캘리포니아 실험실을 비롯한 핵무기 제조 시설 600여곳의 활동을 대폭 축소시킬 방침이다.

다만 과학자들이 핵폭발의 영향이나 새로운 핵탄두의 디자인을 연구하는 러서치센터 등 미국 핵 프로그램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핵심 시설은 존속시키기로 했으며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3만여명의 인력도 그대로 두기로 했다.

토머스 다고스티노 NNSA 국장은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핵무기 시설을 좀 더 작고 안전하고 비용이 절감되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핵탄두 해체 작업도 가속화할 방침이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이와 관련, 다고스티노 국장은 부시 대통령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의 15%를 줄이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2년 러시아와의 군축조약에서 2012년까지 배치중인 핵탄두의 수를 1천700개~2천200개까지 줄이기로 약속한 바 있다.

백악관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핵무기 감축으로 냉전시대가 끝날 때에 비해 핵무기가 약 4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민간 분야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탄두가 냉전이 끝날 무렵의 1만6천개에서 부시 행정부가 출범할 때에는 1만500개로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4천600여는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18일 밝힌 바 있다.

한편 미 과학연맹의 한스 M 크리스텐센은 폭탄이나 미사일, 잠수함에 장착된 핵탄두는 실질적으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밝힌 ‘핵무기 15% 감축’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혹평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