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앱 통한 도서・소조 관리 체계 도입…초기부터 ‘혼선’

도서 이용·소조 활동 데이터 전산화…현장에선 학생 기기 보유 문제, 통신망 불안정 등으로 운영 혼란

북한 스마트폰
북한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스마트폰.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함경남도 인민위원회 교육국이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도서관 이용 및 소조 관리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별 도서 이용과 소조 활동 정보를 전산화해 학업 평가와 진로 배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통신망 불안정과 기기 호환 문제 등으로 시행 초기부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道) 교육국은 새 학기 교육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0일부터 도내 고급중학교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앱을 활용한 도서관 이용 및 소조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개인 휴대전화에 해당 앱을 설치하면 부여된 QR코드를 학교 도서관 단말기에 인식해 도서를 대출하거나 예약할 수 있다. 또 기존 1인 1소조(방과 후 동아리 활동) 원칙에서 벗어나 학문과 예체능, 기술 분야 등 여러 소조 가운데 최대 3~4개를 자유롭게 선택해 신청·등록할 수 있다.

도 교육국은 이 앱을 통해 학생별 도서 열람 이력과 소조 활동 데이터를 도 교육망 서버에 실시간으로 집계해 학업 성취도 평가와 향후 진로 배치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기술적인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정식 가동에 앞서 각 시·군 교육부를 통해 모의 접속 시험을 진행했으나 불안정한 통신망으로 데이터 동기화에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 동기화 실패율이 40%를 넘기도 했다”며 “통신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손전화 프로그람(프로그램) 기반 관리 체계를 서둘러 도입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휴대전화 기종에 따른 앱 호환성 문제로 행정 업무만 오히려 늘어났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개인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최신 운영체제를 구동할 수 없는 구형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학생들은 도서 대출과 소조 신청에서 아예 배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를 두고 실제 함흥시의 한 고급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손전화(휴대전화) 보유 실태와 학교 통신망, 전력 공급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계를 먼저 도입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의 정보화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함흥시 외곽 농촌 학교들은 통신망이나 관련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일부 학교에서는 소조 신청 당일 접속 지연 등 장애가 발생해 큰 혼란을 겪었다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도서관 QR코드 판독 장비 구축에 필요한 비용 일부가 학교와 학부모 부담으로 돌아가면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교육 현대화를 내세워 새로운 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있지만 통신망, 손전화 보급 등 기본적인 조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학생과 학교의 정보화 환경에 따라 이용에 차이가 생기면서 교육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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