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책공대 사건으로 전국 대학에 검열 바람…살얼음판 걷는 분위기

전자기기 수색, 학생 간 감시망 구축, 개발 환경 감시까지…내부선 "호기심과 갈망 통제 불가능" 냉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4월 8일 각 부문에서 청년들이 흘린 땀과 열정을 부각하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밝은 미래는 청년들의 것이고 청년들 자신의 손으로 당겨와야 하는 성스러운 애국위업”이라고 역할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책공업종합대학 대학생 7명의 체포 사건으로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의 대학교들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김책공대 학생들이 차단벽을 뚫는 신형 우회 기술을 개발해 한국 영상물을 보고 유포하다 국가정보국에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대학교들에 강도 높은 검열을 벌이라는 중앙의 지시가 이달 3일 내려졌다”며 “중앙에서는 과학기술 수재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는 한국 문화를 체제의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은 이번 지시에서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오히려 체제 위협을 증대시키는 데 사용했다는 점에 격노하면서 지식인층 내부에 만연한 사상적 이탈을 뿌리 뽑기 위해 본보기성으로 철퇴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은 이런 사건이 과학기술의 요람으로 불리는 김책공대 한 곳만이 아니라 수도 평양 및 전국 지방의 모든 대학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 혹독한 검열을 요구했다. 특히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노트북과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은밀히 숨겨둔 다른 전자기기들까지 모조리 찾아내 샅샅이 수색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이전에 단속된 이력이 있거나 행동이 의심스러운 대학생들,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대학생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밀착 감시해 작은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무자비하게 체포하라고 당부했다. 또 같은 학급 학생끼리 서로 감시하고 상시 보고하는 체계를 세워 한국 문화 침투와 반체제 조직 결성 시도까지 초전에 짓밟아 버릴 것을 강조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국가정보국과 사회안전성, 반사회주의 구루빠는 물론 대학 당위원회들까지 총동원돼 대학생들이 소지하고 있는 노트컴(노트북), 손전화(휴대전화) 운영체제를 들여다보고 이미 전에 삭제된 기록까지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자 대학들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단속원들이 대학 기숙사와 연구실을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쳐 서랍을 뒤엎고 가방을 수색하는 광경이 매일 같이 펼쳐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단속원들은 학적부에 이름만 올라있고 출석은 하지 않는 대학생들을 집중 조사하는 한편,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일체 점검 및 검인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 역량이 뛰어난 대학생들이 또 다른 우회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모든 대학의 연구용 통신 장비와 프로그램 개발 환경까지도 감시에 나선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대학 내부에서는 이 같은 삼엄한 검열에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아무리 총칼로 위협하고 컴퓨터와 손전화를 뒤져봐야 이미 외부 세상에 눈을 뜬 청년 대학생들의 호기심과 갈망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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