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남도 당위원회가 도내 기관·기업소 당위원회에 한동안 유야무야됐던 ‘금요과학기술학습’을 정상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습 불참이나 불성실한 태도를 인사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현장 간부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금요노동이 낫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 8일 도내 기관·기업소 당위원회들에 금요과학기술학습을 정상화하라는 도당 조직부의 지시가 내려졌다”며 “상반년도 총화가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기술학습을 내세워 간부들을 거세게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매주 금요일 약 2시간씩 진행되는 금요과학기술학습은 생산과 관련한 과학기술 지식을 습득하고 선진기술을 적용한 다른 단위의 생산 경험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규모가 큰 기업소는 직장별로, 규모가 작은 공장은 전체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학습한다.
평소에는 오전 10시께 시작해 점심시간 전까지 진행하지만, 월말이나 분기 말 등 생산계획 수행으로 업무가 몰리는 시기에는 오후로 미뤄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간부들이 현대 과학기술과 전문지식을 갖추고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과학기술학습을 줄곧 강조해 왔다. 단순히 자료를 읽거나 강의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배운 내용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지시에서는 업무가 많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습을 소홀히 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이 명확히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습적으로 불참하거나 학습 태도가 불성실한 간부에 대해서는 간부사업(인사)에 이를 반영하라는 지침도 포함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그동안 각종 이유를 들어 학습을 자주 피했던 부문당 비서 등 당 간부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행정 일꾼들은 당위원회의 비판이 두려워 지시를 비교적 잘 따르는 편이지만, 당 일꾼들은 이런저런 구실을 대면서 학습에 빠지는 경우가 많고 도당도 이를 알고 있어 간부사업까지 거론하면서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시에 따라 도내 기관·기업소 당 조직은 간부들의 학습 출석 여부와 태도, 습득 수준, 생산 현장 적용 여부 등을 점검해 매주 도당에 보고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한 사유 없이 학습에 불참하면 당 생활총화에서 비판을 받으며, 불참이 반복되거나 과학기술 수준이 현저히 낮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학습 불참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학습에 빠지는 간부가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내부에서는 금요과학기술학습이 생산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익히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출석과 태도를 점검하는 또 하나의 통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한두 시간 동안 앉아 학습 태도까지 검열받느니 차라리 금요노동을 하는 편이 낫다고 토로한다”며 “간부들을 혁명화한다는 취지로 수령님(김일성) 때부터 해온 금요노동은 적당히 넘어가기도 하지만, ‘엉덩이에 뿔이 나도록’ 앉아 있어야 하는 학습이 또 다른 압박으로 다가오니 불평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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