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남도에 주둔하는 인민군 7군단 산하 한 여단이 군인가족 예술소조(써클) 경연에 참가 자격이 없는 일반인을 위장 투입했다가 문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7군단 산하 여단이 북한 최대 명절인 4·15(김일성 생일)을 맞아 군단 지휘부 차원에서 조직된 군인가족 써클 경연에 일반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을 동원했다가 적발돼 지난 17일 군단 정치부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북한은 1990년대 말부터 군인가족 써클 경연을 운영해 왔다. 경연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당의 정책을 선전하고, 군 내부 결속과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는 고도의 정치적 목적에서 진행된다.
여단급에서 치러지는 군인가족 써클 경연 심사를 통과하면 상급인 군단급 경연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 군단급 경연 심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면 평양에서의 결승 경연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최종 우승 시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람하는 이른바 ‘1호 공연’을 할 수도 있고 선물도 내려진다.
소식통은 “경연 성적이 좋으면 재능 있는 아내를 둔 군관들이 덩달아 덕을 보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며 “경연 성적은 심지어 부대 평가와도 직결되다 보니 군인가족 써클이 곧 부대의 ‘얼굴’로 여겨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부대에서는 재능 있는 민간인을 군인가족으로 위장해 경연 무대에 올리는 식의 무리수를 두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여단 역시 경연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군인가족이 아닌 일반 여맹원을 무대에 세웠다가 적발된 것이다.
일종의 부정행위가 걸리게 되면서 군단 정치부는 해당 여단 정치부와 선전부에 비판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한다. 민간인의 군부대 출입 통제가 엄격한 북한에서 이번 사건은 군사 규율 위반 사안으로 여겨져 심각하게 다뤄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일로 해당 여단은 정치적으로 과오를 범했다는 딱지가 붙게 됐고, 여단 정치부장이 별(계급)을 떼일 수도 있다는 말까지 도는 등 내부 분위기가 긴장돼 있다”고 전했다. 경연 성적을 위한 ‘꼼수’가 ‘오점’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이번 일을 둘러싸고 부대 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단순히 경연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벌인 일인 만큼 정치적 딱지를 붙이는 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민간인의 군부대 출입 규정을 위반한 이상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런 경연 사업은 통상 선전부가 담당하는데 상급에서는 여단 정치부장에게까지 책임을 지우려는 분위기에 책임 소지와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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