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방 중흥’을 내세우며 지방에 목욕탕, 미용실 등을 갖춘 종합편의시설을 건설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와 연료 부족으로 기존에 있는 시설들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현재 정평군에서 지방공업공장과 종합봉사소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나 예전부터 있었던 은덕원 같은 봉사시설은 전기와 연료가 없어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라며 “기존에 있던 시설도 운영을 못 하는데 새로운 시설을 지어서 뭐하겠냐”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정평군 읍의 한 목욕탕 정문에 ‘정상 운영’이라는 간판이 걸리자 주민들이 삽시간에 목욕탕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전기가 끊기면서 두 시간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기 공급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목욕탕 운영 시간을 미리 공지할 수가 없다”며 “관리자들도 전기가 들어올 때만 문을 열 수밖에 없으니 난감해한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 부유층이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전력과 연유(燃油)를 자체적으로 공급해 목욕탕이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이때는 돈만 내면 독탕까지 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됐지만, 최근 국가가 개인의 시설 운영을 통제하면서 돈주들도 목욕탕과 같은 시설 운영에서 사실상 손을 뗀 상태다. 그러자 주요 봉사시설들이 운영난에 직면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 당국은 여전히 ‘수도 평양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방을 중흥시키겠다’라고만 강조하고 있어, 주민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국가 주도의 지방발전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도와 지방의 차이를 없애야 한다고 하지만 겨울이 오면 지금보다 전기가 더 많이 끊길 것이고, 새로 지어지는 종합봉사소 건물도 결국 불이 다 꺼진 채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방 중흥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겠다”며 “평양과 지방의 차이를 줄인다는 선전이 계속되지만 정작 청년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평양에 대한 동경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 주민들은 평양 방문을 평생의 소원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평양에 가보고 싶다”, “평양에 살아보면 소원이 없겠다”는 등의 말이 자주 나온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요즘 사람들은 지방에 새로운 건물과 시설을 많이 세우는 것보다 평양에 갈 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며 “건물만 새롭게 짓는다고 지방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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