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 사지로 못 보내”…가을 초모 앞두고 입대 회피 비리 기승

러시아 파병 소문 확산하면서 명단 누락시키려 뇌물 써…브로커까지 등장하자 보위기관 대대적 수사

자원 입대 서명하는 북한 학생들.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가을 초모를 앞두고 북한 전역에서 군입대를 회피하려는 비리가 노골적으로 나타나 보위기관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가을 초모를 앞두고 노동 청년들 속에서 로씨야(러시아) 파병 소문이 또다시 확산하고 있다”며 “부모와 친척들까지 나서서 뇌물을 고이고(바치고) 가을 초모 대상자 명단에서 이름을 빼려 하는 등의 비리가 나타나자 보위기관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각 기업소에서 지난달 초부터 가을 초모 대상자 명단을 군사동원부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군입대를 영광스러운 일로 여기도록 사상 교양을 해야 할 기업소 청년동맹 및 당 간부들이 먼저 러시아 파병 가능성을 언급해 청년들의 부모들로부터 달러나 가치 있는 물건을 받아 챙겼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명단 누락 비리를 돕는 전문 브로커들까지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은 “이러한 현상은 함경북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북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군사동원부에 올라온 명단의 숫자를 볼 때 다른 해에 비해 유독 적자, 국가가 7월 말부터 보위기관을 동원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진시에서는 명단 누락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기업소 당·청년동맹 간부들과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청년들의 부모들이 걸려들어 불시에 보위기관에 불려 가 조사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반당분자’로 몰리거나 엄중한 혁명화 처벌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에 지역 전체가 긴장 분위기에 휩싸인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노동 청년들과 그 부모들 사이에서는 공포감이 뒤섞인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혹독한 훈련과 건설 동원,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군 복무인데, 러시아 전장으로 끌려가 영영 살아 돌아오지 못하거나 험한 꼴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는 로씨야와의 밀착 관계 속에서 대규모 인원이 전장에 끌려갈 것이라는 소문이 상시적으로 돌고 있다”며 “과거의 평범한 의무병역제와 달리 이번 가을 초모는 사실상 로씨야 파병의 예비 절차라는 소문까지 돌면서 부모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식을 군대에 내보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모들은 ‘내 자식만큼은 사지(死地)로 절대 못 보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뇌물을 썼지만, 결국에는 반당분자로 몰리는 신세가 돼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5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언급한 3만 명보다 더 늘어난 규모다.

Previous article일부 양곡판매소 돈주가 실질 운영…“개인 쌀장사와 다를 게 없다”
Next article폭염 속 야외 작업 내몰린 단련대 수용자들…쓰러져도 폭언·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