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군수공장 당비서가 기사장과 생산 실적 문제로 충돌한 뒤 중앙당 검열이 시작되자 요양소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당 일꾼이 불리한 상황을 피하고 검열 대응과 책임은 행정 일꾼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 청진시 한 군수공장에서 상반년도 총화를 앞두고 당비서와 기사장이 생산 실적을 놓고 심하게 말다툼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며 “그리고 6월 말 이 공장에 대한 중앙당의 검열이 시작되자 당비서는 건강 문제를 내세워 40일 요양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의 충돌은 공장 운영과 상반년도 생산 실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실무를 책임진 기사장이 현장의 어려운 생산 여건에 의견을 내자 당비서가 이를 ‘조건타발’로 문제 삼으면서 언성을 높였는데, 이후 이 일이 공장 안팎으로 퍼졌다.
문제는 당비서의 요양 시점이 중앙당 검열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건강상 이유를 내세웠지만, 공장 내에서는 기사장과의 충돌 사건은 물론 중앙당의 검열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리를 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소식통은 “검열도 당비서와 기사장의 다툼이 제기된 게 근본적 원인인데, 당비서가 요양소로 빠지면서 그 문제는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며 “검열 성원들도 며칠 검열을 하고 보고서만 작성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라 결국 힘없는 행정 일꾼들만 이리저리 불려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당비서의 요양 기간 생활 보장 문제도 내부 불만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비서는 믿을 만한 노동자에게 자신이 요양하는 기간 동안 먹을 음식 등 생활 보장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요양소는 원래 노동자들의 건강 회복을 위한 곳인데, 당비서가 거기 들어가 밑에 노동자까지 두고 호화롭게 생활하고 있으니 ‘어머니당을 대표한다는 당비서가 그래도 되는가’라는 비난 섞인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일을 두고 공장 내부에서는 당 일꾼과 행정 일꾼 간 힘(권력)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사장 등 행정 일꾼이 실무를 책임지고 있어도 실제 공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쪽은 당 조직을 틀어쥔 당비서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당비서 말 한마디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기사장이 현장의 실정을 토대로 사정을 이야기해도 당비서가 문제 삼으면 결국 행정 일꾼 쪽이 불리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당비서가 검열 시점에 미꾸라지처럼 요양소로 빠지면 결국 남아 있는 행정 일꾼들이 검열 대응과 뒤치다꺼리를 도맡게 된다”며 “이에 노동자들 속에서는 ‘요양소가 당 간부들 피신처인가’라는 비난이 나오고, 관료주의와 독단을 부리는 당 간부들에 대한 혐오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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