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평안남도에서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하러 갔던 국경지역 송금 브로커가 수취인의 신고로 보위부에 체포되고 전달금까지 몰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가족은 사전 통화에서 브로커에게 돈을 받겠다며 오라고 했지만, 정작 브로커가 현지에 도착하자 보위부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최근 회령시에서 활동하는 송금 브로커 A씨가 평안남도의 한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하러 갔다가 현지 보위부에 체포됐다”며 “현재 A씨는 함경북도 보위부에서 인계하러 올 때까지 평안남도 보위부 구류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9일께 평안남도에 거주하는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후 돈을 받을 탈북민 가족과 전화로 집 주소를 다시 확인했고 전화 도청에 걸려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암어까지 사용해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출발 날짜를 알리지 않은 채 지난달 23일 평안남도로 향했다. 현지에 도착한 그는 탈북민이 보낸 돈을 전달한 뒤 탈북민에게 보낼 영상과 음성 메시지를 촬영하고 돌아서려던 순간 보위원 2명에게 체포돼 보위부로 연행됐다.
소식통은 “탈북민 가족은 받았던 돈도 모두 보위원들에게 반납하면서 결국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했다”며 “보위부는 전달금을 회수하고 송금 브로커까지 체포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몰수된 돈은 한화 약 300만원, 중국 위안화로 1만 3300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에서 쌀 3톤(t)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규모로 최근 외화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큰 금액이다.
그럼에도 해당 가족이 돈보다 신고를 선택한 것은 탈북민 가족에 대한 보위부의 촘촘한 감시와 압박 때문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최근 보위원들이 탈북민 가족을 직접 찾아가 ‘돈을 전달하러 오는 브로커를 제때 신고하는 것이 탈북자를 둔 가족의 죄를 조금이라도 씻는 길’이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이에 탈북민 가족들은 돈을 받았다가 나중에 적발되는 것보다 차라리 신고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눈앞에 있는 돈을 한 푼도 써보지 못하는 억울함과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중에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단련대 처벌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이번 탈북민 가족처럼 신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송금 브로커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달금이 몰수된 데다 보위부에 구류돼 앞으로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송금 브로커들은 의뢰 금액의 40%를 수수료로 받고, 나머지 60%를 수취 가족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내륙 이동에 따른 위험수당과 여행증명서 발급 등에 필요한 비용을 추가로 받지만, 단속에 적발되면 수수료의 몇 배에 달하는 손실을 입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송금 브로커들은 돈을 먼저 전달한 뒤 이를 증명하는 영상과 음성 메시지를 탈북민에게 보내고 나서야 대금을 정산받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이 때문에 전달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브로커들이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소식통은 “보위부 단속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브로커들은 최근 브로커들은 내륙 지역 송금을 매우 꺼리고 있다”며 “위험이 워낙 커져 보통 500만원 이상 의뢰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륙 지역에 가기만 하면 다섯 번 중 세 번 정도는 문제가 생길 만큼 위험이 커져 브로커들은 사전에 충분히 따져본 뒤 움직인다”며 “이번에 체포된 A씨도 평소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에 무슨 생각으로 나섰는지 결국 변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송금 브로커들 사이에서는 A씨가 체포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함경북도 보위부로 송환돼 조사가 다시 시작되면 그와 거래했던 주민들까지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탈북민 가족과 브로커 사이의 비공식 송금망 자체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북민 가족에 대한 보위부의 감시와 압박이 강화되면서 자진 신고 가능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브로커들이 감당해야 할 위험 부담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소식통은 “앞으로 내륙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금도 내륙 지역으로 가려는 브로커들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번 사건까지 터진 만큼 한동안은 움직이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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