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마트폰 내 DB 살펴보니 AI개발사 등 기관 정보 ‘빼곡’

북한 스마트폰 '삼태성8' 내부 DB 분석... 무역회사부터 여가 시설까지 다양한 정보 포함

대성백화점
북한 평양에 위치한 대성백화점.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NK가 북한 스마트폰 ‘삼태성8’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내장된 데이터베이스(DB) 파일에서 신용은행, 백화점을 비롯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첨단 기술 기업에 이르기까지 총 435개 기관의 정보가 나왔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기업은 북한 스마트폰 ‘푸른하늘’의 제조사로 알려진 ‘푸른하늘연합회사’다.

이 회사는 스스로를 “정보기술연구, 정보기술제품제조업, 정보기술교류 및 봉사업의 일체화를 실현한 종합적인 개발창조형의 첨단기술기업”, “20~30대의 전도유망한 연구사들을 주력으로 해 독자적인 하드웨어개발과 소프트웨어개발 및 봉사운영체계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적인 정보 기술 연구 집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푸른하늘전자제품공장에서는 기판제작흐름선, 제품조립흐름선, 검사선, 포장선으로 이뤄진 흐름식 생산공정을 꾸려놓고 CKD(Complete Knock Down) 준위에서 OEM(주문자위탁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형식의 다양한 집적회로기판들과 정보기술제품들을 계열 생산할 수 있는 공업기술적 토대를 완벽하게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푸른하늘전자제품공장이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회로 기판 제작부터 조립, 검사,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갖춘 현대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했다는 의미로,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을 넘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주문받아 설계 및 생산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인공지능에 대한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은 김책공업종합대학 산하의 ‘미래과학기술교류사’다. 이곳은 인공지능과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제품들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또 다른 업체인 ‘천하대외경제련합회’에 대한 설명도 삼태성8 안에 담겨 있었는데, 여기에는 “국내외에서 지능형 손전화기(스마트폰) 개발과 인공지능제품 개발을 전문으로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북한이 인공지능 기술을 수출하고 있음을 시시하지만, 실제 기술 수출 사례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삼태성8 내 DB 파일에 담긴 여러 기관 중에 시선을 끈 또 하나의 기관은 ‘천하신용은행’이다. 평양시에 소재한 해당 은행 관련 설명에는 “신용제일주의를 최고원칙으로 한다”면서 “저금의 신용준수, 비밀 엄수를 철칙으로 내세우고 손님들의 실제적 이익을 최우선 도모한다”고 돼 있었다.

또 ‘유성은행’은 “국내결제 및 대외결제, 개인저금, 신탁업무, 카드업무 등 각종 금융봉사를 진행하는 신용 있는 국가상업은행”, ‘이상신용은행’은 “손님들의 경제무역활동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형태의 금융봉사를 제공한다”고 소개돼 있다.

이유진 미래전략연구소 한반도신경제센터 연구원이 지난 2018년에 작성한 ‘최근 북한 금융기관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내부의 상업금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상업금융업무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며, 돈주와 외국인이 합작한 합영은행이 일반 상업금융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삼태성8 DB 파일에는 평양의 여가 문화를 보여주는 이색적인 식당과 상점들도 담겨있었다.

이에 따르면 대동강 위를 유람하는 식당인 ‘평양1호’는 ‘결혼식 주문 봉사’와 ‘특색있는 불고기 봉사’를 제공한다. 소개에는 “평양의 아름다운 경치를 유람하면서 즐거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북한에도 선상 위 결혼식을 할 수 있는 특색있는 식당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평양의 ‘류경금빛백화점’은 지하 1층, 지상 23층 규모로 사무실, 연회장, 수영장까지 완비돼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쇼핑, 업무, 여가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복합몰 형태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