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평안북도 국경 지역에서 최근 낮 시간에 거리를 지나는 주민들에 대한 단속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 소지가 발견된 주민들은 온실 건설 현장으로 보내져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신의주에서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소탕 임무를 맡은 82연합지휘부 성원들은 낮 시간에 길거리를 지나는 주민들을 불러 세우고 소속이나 공무 집행 중인 사실을 명확히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문제 삼아 온실 건설 현장으로 보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복장 불량자나 노점상 등도 비사회주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붙잡아 온실 건설 현장에 보내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
단속에 걸려 온실 건설 현장으로 보내진 주민들은 주로 흙을 퍼내거나 돌을 골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대규모 온실종합농장 건설 계획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지역의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 온실종합농장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데 따라 주민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평안북도 수해 지역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해 “명년(내년)에 위화도와 다지도에 수백 정보에 달하는 온실종합농장을 크게 건설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며 “신의주시를 사회주의 조선의 발전상과 위력을 직관할 수 있는 현대성과 독창성, 민족성이 구현된 발전적인 도시로 개변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온실종합농장 건설사업을 인민군부대와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에 분담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이에 따라 현재 군인 건설자들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가 위화도와 다지도 일대에서 기초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리고 이런 기초 공사에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기 위해 82연합지휘부가 단속을 벌여 주민들을 강제로 노동에 내몰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국경도시인 신의주를 나라의 발전상과 위력을 과시할 수 있는 도시로 꾸리라는 당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라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평안남도) 개천에서 신의주에 밀주를 유통하는 한 주민이 지난 15일 82상무의 단속에 걸려 연 3일 동안 온실 건설장에 끌려가 지대 정리를 하는 일이 있었다”며 “부양 여성(가정주부)들이 끌려온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신의주시 주민들은 대규모 온실 건설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신의주 사람들은 온실 같은 시설을 짓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올해도 국가가 여기저기 건설을 벌여 놔 수시로 동원되고 자잿값이며 지원 명목으로 뜯길 게 걱정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