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안북도가 올해 시·군 농촌 살림집 건설에 자연 친화적이며 주민 중심적인 설계를 도입해 건축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지난 16일 평안북도 인민위원회가 시·군 살림집 건설 현장 지휘부 시공 책임자 회의를 도에서 열고 이들에게 올해 건축 설계 방향을 전달했다”며 “핵심은 자연 친화적이고 주민 생활 중심의 설계를 도입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가 제시한 올해 설계 방향의 주요 특징은 기존 직선형 구조와 단순 조립식 방식에서 벗어나 곡선형 구조와 자연 채광·환기에 중점을 둔 점이다.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는 대량 건설과 경제성을 우선한 표준화된 직선형 설계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곡선형 설계를 강조했다”며 “또 가벼운 외형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자연 채광과 환기를 통해 상쾌한 환경을 조성하고 에네르기(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 인민위원회는 이런 건축 설계 방향 도입으로 올해 짓는 살림집에 안정감과 실용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지 시공 전문가들 또한 직선형 구조의 단순함에서 벗어나 고급진 주거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는 리, 동사무소와 같은 공공건물에 주민 교류를 위한 다목적 공간 설계가 추가되고, 살림집 내부에는 높은 천장과 다양한 질감 및 지역 특유의 색채를 반영한 설계가 도입된다. 이런 시도는 기존 건축 설계에서 차별화된 접근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다목적 공간 설계를 두고서는 주민 단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실제 시공 과정에서의 자재와 기술력 부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새로운 건축 설계 방향이 세워져도 시공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무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현장 시공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설계 방향이 주민 생활 중심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실질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설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한 주민은 집이 곱게 지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지로(실제로) 우리한테 필요한 건 천정(천장) 웃풍을 줄이고 온돌 구들장이나 자재 품질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본보에 “북한의 농촌주택 정책은 지역 실정에 맞는 설계를 강조하며 농장 중심의 효과적 배치와 주택 평수 증가를 시도하고 있지만 자력갱생을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과 현장 집행의 한계로 질적 보장에 의문이 남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