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 학습참고자료 배포…매일 달달 외우는 주민들

김정은 전원회의 결론 토대로 한 학습참고자료 제작하고 지속 학습 지시…주민들 "피곤하다" 불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올해 성과를 총화하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제11차 전원회의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말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을 바탕으로 제작된 학습참고자료가 각 근로단체 조직에 배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해당 자료를 이용해 주민 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는 최근 ‘노동신문에 정중히 게재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확대 회의에 관한 보도에 대한 학습참고자료’ 전문을 입수했다.

해당 자료는 중앙당 선전선동부의 지시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등 근로단체 조직이 이 자료를 이용해 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포된 학습참고자료는 총 4장 분량으로, ▲2024년도 당 및 국가정책집행정형총화와 2025년도 투쟁방향에 대하여 ▲우리 당의 새로운 지방발전 정책과 금후 과업에 대하여 ▲나라의 교육토대강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실시할 데 대하여 등 전원회의 핵심 의제들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론과 토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학습참고자료 1장에는 군사·경제·수해 복구·과학 및 문화 등에서 지난해 이룩한 성과가 서술됐는데, 이는 국가 정책이 성공적으로 집행됐다는 점을 선전함으로써 대내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노동신문에서 보도된 대로 ▲국가적인 재해방지능력 미숙 ▲건설사업을 과학적인 토대 위에서 진행하지 못한 것 등이 일련의 편향과 결점들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주민들은 재해 방지 능력이 미숙했을 뿐만 아니라 재해 이후 국가가 했다는 수재민 구제는 사실상 주민들이 떠맡아 했고, 건설 사업이 잘못된 것은 과학적인 토대에서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겠냐며 뒤돌아 비난했다”고 전했다.

또 지방발전 정책과 관련해 지방공업공장 외 보건 시설, 복합형 문화 중심, 양곡 관리 시설 등 ‘3대 필수 대상 건설’을 과업으로 내세운 것을 두고서도 주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런 시설을 많이 만드는 게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며 “진료소나 병원, 유희 시설들은 지금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않거나 주민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이번 자료를 배포하면서 “조직별로 한 번의 학습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5개년 계획이 완수될 때까지 1년 동안 지속적으로 학습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로 인해 현재 주민들은 매일 자료를 달달 외우고 있는데, 주민들 속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자료를 달달 외우는 형식적인 교양 사업을 주민들은 너무 피곤해 한다”며 “달달 외워도 달라질 것이 없는데 왜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