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꽃바구니 바치라며 주민들에 또 세외부담 강요

소식통, “꽃바구니 명목으로 1인당 5000원 납부… 수시로 돈 내라 압박하니 주민 불만 많을 수밖에 없어"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새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할 꽃바구니를 마련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현금을 각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28일 혜산시 당위원회가 각 공장 기업소에 2025년 새해 첫날 꽃바구니 증정 사업을 진행한다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이에 따라 각 조직들이 꽃바구니를 마련을 위해 종업원 1인당 5000원을 걷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설 명절(1월 1일)과 김정일 생일(2월 16일), 김일성 생일(4월 15일), 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과, 당창건기념일(10월 10일) 등 국가 명절과 김일성 서거일(7월 7일), 김정일의 서거일(12월 17일) 등에 김씨 부자 동상에 꽃바구니를 헌화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해당 행사는 조직별로 진행되는데, 각 기관과 기업소는 반드시 꽃바구니를 준비해야 하고 주민들도 개별적으로 꽃다발을 지참하도록 강요 받는다. 

하지만 각 기관이 준비해야 하는 꽃바구니 비용도 매번 일반 주민과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해마다 설과 같은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각 기관들은 꽃바구니를 무조건 마련해야 하지만 기관 자체에 돈이 없으니 노동자들에게 세외부담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꽃바구니를 마련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개별 주민들에게 돈을 걷어서 꽃바구니를 만들거나 헌납할 선물 등을 마련하는 게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혜산시의 한 기업소는 오후 2시경 부서장 회의를 열어 부서별로 설 명절 꽃바구니 마련을 위해 1인당 5000원을 각출하겠다고 포치(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각 여맹위원회에서도 여맹원들에게 1인당 5000원을 납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모든 주민들에게 새해 꽃바구니 마련을 위한 현금 납부 지시가 하달되자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혜산시에 거주하는 40대 주민은 “벌이는 줄어들고 물가는 치솟는 상황에서 장마당에서 하루 벌어 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에게 5000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지난 2024년은 수해 복구를 위해 계속 돈을 내왔는데, 또 돈을 내라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소식통은 “없는 살림에 설 명절 준비로 근심이 많은 주민들에게 꽃바구니 비용까지 내라고 요구하니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증정하는 행사는 주민들의 충성심 고취를 위한 것이지만 꽃바구니 비용이 주민들에게 전가되면서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체제에 대한 불만까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지난해도 힘겨운 나날들로 한 해를 보냈는데 새해에도 나아질 게 없고 오히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주민들의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세외부담에 대한 불만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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