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수해복구에 지원한 청년이 30만 명에 이른다고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지만, 사실상 반강제적인 동원일 뿐 자발적으로 나선 경우는 극히 일부라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3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은 “30만 명의 청년들이 피해복구 전투에 탄원(지원)했다고 하지만, 이 숫자는 실제보다 3배 이상 과장된 것”이라며 “동원된 청년은 10만 명이 채 되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자발적으로 나선 인원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0만 명이라는 숫자는 다른 지역에서 평안북도, 양강도 등 수해 지역에 일시적으로 동원된 성인 수까지 모두 합산한 것이지, 수해복구 현장에 고정적으로 파견된 청년만을 계수한 것이 아니라는 게 이 소식통의 얘기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29일부터 30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수해지역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진행했는데,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의 이후 각 지역 당 기관과 공장·기업소 등에 동원할 인원수가 할당됐다.
피해복구 사업에 투입하기 위해 당과 사회주애국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 등 근로단체에서 반강제적으로 인원을 동원한 것이지 자발적인 지원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수해복구 전투에 투입된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생활 환경이 너무 열악해 청년 돌격대원들이 작업장을 이탈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더위 속에서 제방 보수, 도로 건설, 다리 복구 등의 작업을 하는데도 충분한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물이 부족해 제대로 씻지도, 옷을 빨지도 못해 돌격대원들이 피로감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임시 천막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지만 천막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 한낮에는 들어갈 수조차 없을 정도라고 한다.
또 식사 역시 강냉이(옥수수)밥과 된장국만 제공될 뿐 기타 반찬은 개별적으로 준비해서 먹어야 해 돌격대원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님께 돈을 보내달라고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피해복구 현장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보니 작업반마다 1~2명의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당에 대한 청년들의 충성심을 자랑하기 위해 청년들의 탄원을 선전하지만 사실 청년들과 부모들은 피해복구 지역에 어떻게든 안 가려고 난리”라고 전했다.
그는 “열심히 일한다고 다 당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죽도록 고생만 하는데 돌격대에 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도 “그래도 몇몇 청년들은 입당(入黨)을 목표로 힘든 돌격대 생활을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6일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진행된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피해복구 지역 진출식에 참석해 “신의주시와 의주군 피해지역 살림집 건설에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를 파견할 것을 결정한 후 일주일도 못 되는 기간에 피해 복구장에 나갈 것을 결의한 청년들의 수가 근 30만 명에 이르고 있다”며 “세상에 대고 이런 청년들이 있는 이 나라를 긍지 높이 자랑하고 싶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