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와 관련한 북한 매체 보도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초상휘장(배지)이 처음으로 공개된 가운데, 지난달 29일 당 및 행정 간부들을 중심으로 배지 배포와 최고지도자 위대성 강연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도·시·군(구역) 당위원회 부서장급 이상, 기관기업소 당 및 행정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요학습 시간에 이른바 ‘김정은 배지’ 배포와 위대성 강연이 진행됐다.
간부들은 여느 때처럼 회의실에 들어섰는데, 예상치 않게 김 위원장의 얼굴이 담긴 초상휘장 배포가 이뤄져 놀랍고 당황스러워했다는 전언이다.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6월 28일~7월 1일)를 계기로 전국의 주요 당 및 행정 간부들에게도 초상휘장을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초상휘장은 1970년에, 김정일 초상휘장은 그의 50번째 생일인 1992년 즈음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간부들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영도를 시작한 지 12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초상휘장 배포 후 곧바로 이어진 최고지도자 위대성 강연에서 강연자는 “주체조선의 영원한 태양 김정은 동지를 받들어 모시고 주체혁명 위업의 빛나는 미래를 향해 힘차게 싸워나가자”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을 선대(先代) 수령들과 같이 ‘주체조선의 태양’으로 부르면서 이번 초상휘장 배포가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한껏 의미를 내세웠고, 강연 참석자들은 관련한 소감문 쓰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렇듯 김 위원장의 홀로서기, 독자 행보가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앞으로 단계적·순차적으로 전체 주민들에게 김정은 초상휘장, 김정은 초상화를 보급해 선대 지우기와 우상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현재 가정집에는 벽 중앙에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초상화만 걸렸고 원수님(김 위원장)의 초상화는 배포되지 않았다”면서 “초상화와 초상휘장 배포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대세로 취급받던 쌍상(雙像·김일성과 김정일의 얼굴이 나란히 있는) 초상휘장은 점차 패용하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식통은 “이젠 원수님 초상휘장이 나왔으니 쌍상 초상휘장의 인기는 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젊은 사람들이 쌍상을 선호했던 이유는 충성심과는 별개이며 그냥 멋을 부리려는 하나의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원수님 초상휘장도 앞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