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평양 새 살림집들…거래는 수년 뒤?

괘씸죄 걸릴 수 있어 3년은 지나야 거래 움직임 나타나…수요 많으면 시기 저울질하기도

북한 평양 화성지구. /사진=노동신문·뉴스1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수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따라 평양에 새 살림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북한에서 부동산 매매는 암암리에 이뤄지는데 새 살림집들은 당장 거래가 어렵고 적어도 몇 년은 지나야 가능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새로 배정받은 살림집을 지금 당장 팔려면 정말 힘(권력) 있는 갑부나 간부, 초기 투자한 당당한 사람들이나 가능하다”며 “보통은 입사(입주) 이후 3년은 지나야 팔려는 조짐이 움씰거린다”고 말했다.

배정받은 살림집을 너무 빠르게 처분하면 ‘괘씸죄’에 걸릴 수 있어 주민들은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상황을 봐 가며 살림집 매매를 시도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좋은 위치에 있는 살림집의 경우에는 수요가 많아 값이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어 일부러 매매하지 않고 수년간 적절한 매매 시점을 저울질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망, 입지가 좋은 새집은 두면 둘수록 집 값이 올라가 돈이 없어 죽을 지경이 아니면 5년여간은 팔려 하지 않는다”며 “5년여간에 집을 팔려고 하는 세대들은 집을 깨끗하게 관리만 하고, 그중에서도 돈이 좀 있는 세대들은 독특한 장식을 설치해 웃돈을 놓고 팔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 북한의 살림집 가격은 입지와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어느 구역에 있는지, 살림집이 언제 지어졌고 내부 구조는 어떤지, 버스나 지하철은 잘 돼 있는지, 편의시설이 주변에 많은지, 학교가 근처에 있는지 등에 따라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진다”며 “오늘 집데꼬 파장(罷場) 시간에 얼마였던 가격이 다음 날 아침 개장(開場) 시간에 떨어지거나 오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당국의 살림집 단속 움직임이 살림집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살림집) 단속 방침이 나오거나 특별히 단속이 강화되는 지역은 아무래도 가격이 바로 내려간다”며 “살림집 거래가 소심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살림집을 사고파는 일은 본래 불법이지만, 부동산 중개를 업(業)으로 해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로 살림집 매매는 암암리에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살림집은 엄연히 국가 소유이고, 주민들은 ‘입사증’이라는 이용권을 부여받아 거주한다. 살림집 매매는 사실상 입사증의 세대주를 교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세대주 변경을 위해서는 입사증 발급·교체 등을 관리하는 인민위원회 도시경영부, 주택부, 관리감독부 등 국가 기관의 암묵적 승인과 협조가 필요하다.

국가 기관은 불법적인 살림집 매매를 관리 감독해야 하나 개인과 결탁해 돈을 받고 거래를 묵인해주고 있고, 주민들도 기관의 도움 없이 살림집 매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관에 일종의 수수료를 대가로 지불하고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