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年 北 빅뉴스 5…張처형 김정은 ‘잔인성’ 드러내

김정은이 집권 2년 차를 맞은 2013년.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은 체제 공고화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대남도발과 위협 그리고 대화 제스처를 보이는 ‘강온(强溫) 양면 전술’을 구사했다. 김정은 친정체제 구축과 유일지배체제 확립을 통한 3대 세습 체제의 성공적 안착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북한은 지난 ‘2·12 3차 핵실험’을 신호탄으로 ‘정전협정 전면 백지화 선언’, ‘1호 전투근무태세 발령’ 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전원 철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에는 ‘대화모드’로 선회, 개성공단은 중단 160여 만에 재가동됐다.


김정은은 ’12·12 장성택 처형’으로 2013년을 마무리하면서 집권 2년 만에 유일지배체제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은은 고모부이자 후견인으로 권력 2인자인 장성택을 ‘반당·반혁명 종파혐의’로 처형하면서 ‘최고 존엄’에 대한 도전은 즉결 처형될 수 있다는 ‘잔인성’을 보여줬다.


데일리NK는 계유년을 보내며 ‘북한 관련 5대 뉴스’를 선정해 봤다.


1. 김정은, ‘권력 2인자’ 장성택 처형…’잔인성’ 여실히 드러내








▲ 북한은 지난 8일 장성택을 모든 직위에서 해임한다고 결정한 지 나흘 만에 ‘반당반혁명 종파 혐의’로 전격 처형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 12월 12일 북한 ‘권력 2인자’로 평가되는 장성택이 ‘반당반혁명 종파혐의’로 처형됐다. 장성택은 김정일이 생전 가장 아끼던 여동생 김경희 당 비서의 남편으로 김일성-김정일 시대부터 ‘로얄패밀리’로 분류, 북한 권력의 핵심부에서 권세를 누렸다.


김정은은 장성택의 숙청 등 권력층의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김정은 친정체제로 구축을 가속화했다. 장성택의 처형으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2인자로 올라선 것으로 보이지만, ‘2인자’도 언제든 ‘최고존엄’에 도전하면 처형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만큼 최룡해의 입지도 여전히 불안하다.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는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장의위원 명단에 올랐지만,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는 물론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올 초부터 ‘건강설(說)’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건강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부터 남편 장성택의 처형으로 대외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심리적 불안감이 가중됐다는 등의 추측만 난무한다.


2.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서 재가동까지 160여 일









▲ 개성공단 전경. 지난 9월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폐쇄에 따른 입주기업의 피해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사진=연합


북한은 지난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최고존엄 모독’ 등의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서해 군 통신선을 차단하고 급기야 4월 8일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들을 전원 철수시켰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개성공단 폐쇄 협박’에 원칙적 입장을 고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 측 근로자들을 단계적으로 철수시켰다. 남북이 한치의 물러섬 없이 ‘강(强) 대 강(强)’ 국면이 이어지다 5월 3일 우리 측 잔류인원 7명이 귀환하면서 ‘남북관계의 마중물’이던 개성공단이 가동 10년 만에 잠정 폐쇄됐다.


이후 북측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이었으며 오히려 동해상에 단거리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며 개성공단 잠정 폐쇄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했다. 이후 남북은 7차례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국제화’ 등 공단 정상화에 필요한 5개 항에 합의했다. 이후 개성공단 가동이 잠정 중단된 지 약 160여 일 만인 지난 9월 재가동됐다.


공단 잠정 중단으로 입주기업들의 피해 규모는 8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입주기업들의 실제 재가동율은 50~60% 정도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기업들은 공단 재가동을 반기고 있지만, 언제 또 북측의 입·출경 제한 조치와 북측 근로자 철수 등과 같은 일이 발생할지 불안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국제화를 통해 북측의 일방적 공단 폐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지만, 국제화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 北, ‘2·12 3차 핵실험’ 감행…한반도 긴장 최고조









▲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사진=조선중앙TV


북한은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국제사회는 물론 우방국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 4년 만이었다. 위력은 약 14kt으로 2차 핵실험 보다 약 두 배 정도 늘어났다.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우주과학 기술의 도약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미(對美)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12·12 미사일 발사’와 ‘2·12 3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기존 대북제재 결의 ‘1718호·1874호’보다 확대, 강화된 내용의 새로운 제재결의안 ‘2087호·2094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대북제재에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도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북한은행 계좌 폐쇄, 북한 무역상의 불법 거래 대금 차단에 나섰고, 정부 산하 부처·기관에 대북제재 결의안을 엄격히 집행하라는 공문을 하달하는가 하면 북중무역의 중심인 단둥(丹東) 세관의 통관절차도 강화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31일 정치국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는 등 핵실험을 대내외적으로 선전,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최근 개정된 것으로 알려진 ‘유일사상 10대 원칙’에도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4. 北 13개 경제 특구 지정, 개혁·개방에 나서나?









▲함경북도 나선지구 전경. 북한이 진행한 최초의 경제특구로 기대만큼 잘 진행되지 못했지만 중국 기업 등이 진출해 있다./사진=조선중앙TV


북한은 지난 11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각 도(道)에 13개의 경제개발구와 신의주 특구 설치를 발표했다. 이번 북한이 발표한 13개 개발구의 가장 큰 특징은, 외자유치에 유리한 각 도별 산업 경쟁력과 주변지역 인프라, 그리고 물류비 절약을 위한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13개의 개발구는 지역별로 경제개발구 4곳(평북 압록강경제개발구, 자강도 만포경제개발구, 함북 청진경제개발구, 양강도 혜산경제개발구)을 비롯해 공업개발구 3곳(강원도 현동공업개발구, 함남 흥남공업개발구, 자강도 위원공업개발구), 관광개발구 2곳(황북 신평관광개발구, 함북 온성섬관광개발구), 농업개발구 2곳(함남 북청농업개발구, 함북 어랑농업개발구), 수출가공구 2곳(남포시 와우도수출가공구, 황북 송림수출가공구) 등이다.


물론 장성택 처형으로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이 각도의 경제개발구 지역을 구체적으로 밝힌 만큼 향후 외자유치를 통한 개발구 건설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각도 경제일꾼을 비롯해 개별 기업소 사장들에게 외자유치를 위한 해외 투자자 물색을 지시하는 등 다방면의 투자유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13개 경제개발구가 북한을 개혁·개혁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 통진당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구속…종북(從北)세력 실체 드러나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비롯해 이정희 당 대표와 당 소속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직후 국회 앞에서 철회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진동혁 데일리NK 인턴기자


국가정보원은 지난 8월 30일 ‘내란음모’ 혐의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현역 당직자 등 관련 인사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석기를 비롯한 관련자들은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의 조직원 130여 명과 가진 5월 마포구 소재 한 수도원 비밀회합에서 통신·유류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살상 방안을 협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석기는 전쟁 발발시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통진당은 “공안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이석기 역시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는 날조”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는 9월 4일 이석기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채택하면서 이석기는 구속, 현재 수원지법에서 공판이 진행 중이다.


이석기는 과거 남한 지하조직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으로 민혁당 해체 이후에도 재건 활동을 지속했다. 민혁당 사건 후 3년 가까이 도피생활을 하다 2002년 5월 검거됐으나,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8·15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다. 이석기는 RO의 ‘수(首)’로 알려졌다. 이번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계기로 ‘종북세력’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