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통합신당 對 당개조’ 제갈길 가나?

▲ 열린당은 2일 정계개편과 관련, 의원총회를 열었다. ⓒ연합

식물정당을 탈피하기 위한 열린우리당의 살길찾기가 내부의 첨예한 의견차이로 분란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통합신당론’과 친노계열을 중심으로 한 ‘당 개조론’이 경쟁하는 가운데 2일 의원총회를 통해 입장 조율을 시도했다. 그러나 의원총회에서는 계파간 이견만 확인했을 뿐 결론은 정기국회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의원총회에서 친노계열인 신기남 의원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정당을 누가 지지하겠느냐”며 당 사수를 주장했다. 반면 김근태 의장 계열인 민평론 소속 유선호 의원은 “비대위 산하에 테스크포스(TF)를 두고 통합신당 논의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

당 중진인 장영달 의원은 “책임있는 국정운영이 중요하면, 민주당과의 통합만으로는 안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별다른 결론을 보지 못한 가운데 향후 ‘통합신당론’과 ‘당 개조론’, 시기와 방법 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와 당내 특별기구 설치 문제를 두고 계파간 이합집산과 세불리기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끝간 데 없는 지지율 하락으로 살길 모색에 주력하고 있는 열린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은 “외교안보에 큰 힘을 쏟아야 할 때 제 살길만 모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내에서도 정기국회가 한창인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당의 진로에만 골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시간을 갖고 차분히 논의하자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김한길 원내대표 인사말에서 “오늘 정계개편 논의를 하되, 결론은 정기국회 이후에 내자”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당원들도 ‘통합신당파’와 ‘당 개조파’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정계개편 논의 자체에 대해 비난하는 네티즌도 상당수다.

일반당원으로 자신을 소개한 아이디 ‘wjs66’은 “재창당이나 신당을 창단하려는 것은 죽어도 추하게 죽으려는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며 “깨끗이 최후를 맞이하여 추한 꼴이나 보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편, 친노계열에서는 ‘김근태 의장의 대선 불참 선언’ 요구와 ‘정계개편에서 비대위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당파는 ‘노 대통령의 당 정책 불참’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붕당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