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군사위 부주석 선출 후 中권력구조

중국 공산당 제17차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에서 18일 시진핑(習近平.57.1953년생) 국가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원회(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됨에 따라 앞으로 중국 권력구조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 국가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오르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후계로서 최고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4세대 지도부의 정점인 후 주석은 2002년 국가주석과 당 총서기에 오르기 3년 전인 1999년에 대권의 보증수표로 여겨지는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등극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 국가부주석은 차기 권력 교체기(2012년)를 앞두고 다소 늦게 후계로 확정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작년 4중전회에서 시 국가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서 생긴 ‘대권가도 이상설’은 5중전회를 계기로 말끔히 해소됐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2012년 10월의 제18차 당 대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잇는 제5세대 지도자와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며, ‘막중한’ 돌출변수가 없다면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그다음으로 이름을 올릴 최고지도자가 될 전망이다.


시 국가부주석과 함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리커창(李克强.55.1955년생) 상무부총리가 제18차 당대회에서 총리로 지명될 게 확실한 만큼 현재로선 2012년에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쌍두마차를 축으로 하는 제5세대 지도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 국가부주석이 안정적인 상황관리로 최고지도자가 된다고 해도, 현재의 중국 권력구조를 감안해 볼때 시진핑으로의 권력 쏠림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제4세대 지도부는 후 주석을 정점으로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허궈창(賀國强)·저우융캉(周永康) 등 9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후진타오-우방궈-원자바오 3인에 상대적인 힘의 집중이 있지만 대체로 ‘권력분점’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제5세대 지도부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실제 제4세대 지도부 내에서 후 주석의 정치적인 영향력은 제3세대 지도부에서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는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후진타오 주석의 정치적 측근이 같은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동맹) 출신의 리커창 부총리 외에는 없다는데서도 잘 나타난다. 중립 성향의 원자바오 총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6명이 장쩌민 전 주석의 계열로 태자당(太子黨) 출신 또는 그와 가깝다. 후 주석의 직계인 리커창을 뒤로 물리고 시진핑이 앞서가는 것도 이런 구조와 무관치 않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선출 이후 권력의 향배는 이런 독특한 구조를 바탕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후진타오가 2002년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로 등극하고서도 장쩌민이 1년6개월여 당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점을 거론하며 이런 전례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4세대 지도부 내에서 후 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의 세력에 밀려 시진핑 국가부주석에게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자리를 내주고 대권을 내주기는 했지만 2012년 권력 교체기에 지도부 내의 ‘힘의 역전’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


규정에 따라 2012년에 시진핑-리커창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교체돼야 하는 상황에서 후 주석이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마찬가지로 ‘권력 연장’을 하면서 공청단 출신 등의 인물들로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을 교체하는 ‘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후 주석은 적어도 제5세대 지도부에서 ‘막후’의 실력자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거론되는 인물로도 후 주석 계열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미 확정된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 이외에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거론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62.1948년생), 왕양 광둥성 서기(1955년생),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 조직부장(60.1950년생),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서기(1945년생) 등은 후 주석에 가까운 인물들로 알려졌다.


태자당 출신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61.1949년생)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류링허우(60後)’ 세대의 대표 주자로 젊은 나이로 볼 때 제6세대 지도부가 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후춘화(胡春華.47.1963년생) 네이멍구(內蒙古) 당서기는 공청단 출신으로 공공연하게 후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