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撓不屈의 共産主義革命鬪士이시며~

북한 한자교육의 목표는 ▲김일성 혁명역사의 이해 ▲김일성 가계 우상화 ▲남조선 출판물의 이해로 요약할 수 있다.


1945년 8월 광복 후 한동안 북한에서도 신문ㆍ잡지 등에 한자를 써왔다. 그러다 1949년 국ㆍ한문 혼용을 폐지하고 한글 전용을 제도화했다. 모든 출판물에서 한자를 쓰지 않기로 해 지금도 출판물에는 한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학자들 간에 고충이 많았다. 한자어로 된 말을 한글로만 표기해 놓고 보니 의미 전달 과정에 많은 혼란이 일어났다. 이 문제는 1964년 1월 김일성이 언어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자를 일정시기까지 써야 한다고 ‘교시’하면서 풀렸다. 지금까지 학교 정규과목으로 채택되어왔다.

유명무실한 한문교육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한자를 거의 쓰지 않고 있어 한자로 자기 이름자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법조문이나 공문서, 조선말대사전은 지난 1992년판부터 표제어에 한자를 명기했을 정도로 한글 일색이었다.

그런데 한자를 가르치는 이유가 독특하다. 남한은 ‘조상들의 얼과 지혜와 전통문화를 계승 · 발전시켜 한문생활 속에서 형성된 우리 국어를 이해하고, 동양 문화권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한문을 배운다.

반면 북한은 “남조선에서 한문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 이후를 대비해 우리도 알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교과 내용도 남한에서 발행하는 국ㆍ한문 혼용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읽을 수 있도록 교과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북한의 한문 과목 총 수업 시간은 200시간이며 중학교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주당 1시간씩 가르치고 있다. 교육용 한자 총수는 1,020자로 수업 당 평균 5개의 새 한자를 가르치고 있는 셈.

한문교육은 있어도 시험은 따로 없고 ‘혁명력사’시험 마지막에 한자쓰기가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학생)들은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선생)님께서 (영도)하시는…’에서 괄호안의 단어를 한자로 쓰는 시험이다.

남한 때문에 배운 한자, 남한에서 사용 곤란

중학교용 한문 교과서는 대부분 수령을 우상화하며 그 가계를 내세우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전쟁ㆍ군사와 관련된 한자, 수령과 그 가계를 우상화하는 데 쓰이는 한자는 115개로써 교육용 한자 1,020개의 12%에 해당한다.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한자 단어로는 鋼鐵의 靈長(강철의 영장), 決死隊(결사대), 敬愛하는 首領(경애하는 수령), 古典的 勞作(고전적 로작), 敎示(교시), 突擊隊(돌격대), 親愛하는 指導者(친애하는 지도자), 革命傳統(혁명전통) 등이 있다.

또 해당 한자 단어를 이루고 있는 개별 글자들의 뜻은 알고 있더라도, 그것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로 되면서 새로운 한 가지 다른 개념을 나타나게 되면 그 단어의 뜻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家는 집, 口는 입이라는 뜻을 개별적으로는 안다 하더라도 그것들이 결합되어 나타내는 뜻, 家口는 모른다.

결국 남한에는 북한에서 쓰지 않는 한자 단어들이 많아 북한 사람들이 그 뜻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문제가 따른다.

<남한에서만 사용하는 한자단어의 예>

造景(조경), 離農(이농), 割賦(할부), 露店商(노점상), 美食家(미식가), 離乳食(이유식), 飽滿感(포만감), 再修(재수), 死票(사표), 世界化(세계화), 矯導所(교도소), 過怠料(과태료), 非需期(비수기), 晩學(만학) 등.

다음은 중학교 교과서의 일부이다.

『不撓不屈의 共産主義革命鬪士이시며 抗日의 女性英雄이신 金正淑 어머님께서는 偉大한 首領님을 政治思想的으로, 목숨으로 擁護 保衛 하시였으며 祖國의 自由와 解放을 爲하여 自身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우시였다.』

강창서 대학생 인턴기자 kc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