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대방송’ 허탈감 안겨줄 때도 많아

북한의 조선중앙TV가 9일 정오에 `중대방송’을 하겠다고 이날 오전 11시 예고한 뒤 예고대로 이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재추대한 소식을 전한 것처럼 북한은 자신들이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할 때 `중대방송’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992년 4월 당시 김일성 주석의 ‘대원수’ 추대를 ‘중대방송’으로 예고한 이래 북한의 ‘중대방송’ 예고는 이번까지 16차례에 달한다.

이 기간에 ‘중대방송” 외에 `특별방송’과 `특별 중대방송’ 예고가 각 1차례 있었다. 특별방송은 1994년 7월 9일 김일성 주석 사망 소식을 전한 것으로, 당일 오전 10시 “정오 특별방송”을 예고한 후 내보냈다.

`특별 중대방송’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것으로, 북한은 2000년 4월 10일 오전 10시 `특별 중대방송’을 통해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중대방송은 대부분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과 직접 관련된 내용들이다.

김 주석과 관련된 것으로는 `대원수’ 추대외에 김일성 주석 사망 3주기를 맞아 발표한 `주체연호’와 `태양절’ 제정(1997.7) 등이 있다.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된 것으론 `원수’ 추대(1992.4), 노동당 총비서 추대(1997.10), 3차례의 국방위원장 재추대(1998.9, 2003.9, 2009.4), 3차례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관한 `공개서한'(1998.7, 2003.7, 2009.2) 등이 있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이 사망하기 전인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장에 처음으로 추대됐었다.

북한은 그가 2001년 8월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사실과 평양 귀환 소식도 중대방송으로 내보냈다.

이외에 1993년 3월 한미합동 팀스피리트 훈련에 대응한 북한군 최고사령관 명의의 `준전시상태’ 선포와 김일성 주석 사망 후 처음인 1995년과 이듬해인 1996년 1월 1일의 신년 공동사설 발표도 중대방송으로 보도됐다.

북한의 ‘중대방송’ 예고는 늘 북한 관측자들을 바짝 긴장시키지만, 정작 발표된 뒤 맥빠지는 것도 없지 않았다.

김일성 주석 사망 4개월 후인 1994년 11월 9일 중대방송 예고는 ‘중대방송’ 내용이 대의원 선거관련 공개서한 발표나 김 위원장의 평양 귀환으로 밝혀진 사례들은 약과일 정도로 허탈감을 안겼었다.

김일성 주석 사망 직후여서 한반도 안팎이 중대방송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김정일 최고사령관 명령 제0051호로 평양의 `청류다리 2단계 및 금릉 2동굴 건설’을 지시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