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北, 舊 소련에 110억弗 채무”

러시아와 북한 양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진 약 110억 달러(약 11조9천억원)의 채무 상환을 위한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세르게이 토르착 러시아 재무차관이 24일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스트로착 차관은 이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린 울란우데에서 기자들에게 “110억 달러는 북한이 옛 소련에 진 채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북한에 제공된 자금은 1달러당 60코페이카(100분의 1루블)의 환율로 지급됐다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면 루블화 재계산 방법과 채무 지불 순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관은 그러나 북한이 옛 소련에 대한 채무를 인정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우선 북한이 러시아를 소련의 승계국으로 인정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북한에 이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채무액 산정을 위한 계산법에 대한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2006년 옛 소련에 대한 북한의 채무액을 80억 달러로 산정했었다. 북한의 대(對) 러시아 채무가 이보다 훨씬 늘어난 것은 상환 지체에 따른 벌금 부과 때문이라고 러시아 언론 매체들은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러시아는 북한이 채무를 지고 있는 옛 소련의 승계국이라며 소련은 20세기 중반에 북한에 차관을 제공했었다고 상기시켰다. 언론은 차관 외에도 소련이 북한에 에너지 자원과 중공업 제품, 식량 등을 특혜 가격으로 제공했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70여개에 달하는 북한 공장이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됐다고 언론은 지적했다.


현재 옛 소련에 가장 큰 채무를 지고 있는 나라는 쿠바로 그 규모가 250~26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쿠바 정부는 소련이 쿠바와 급속히 경제관계를 단절하면서 러시아가 더 큰 손해를 쿠바 측에 입혔다며 채무 상환을 거부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