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조짐 뚜렷”

중국 언론들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의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중국청년보, 국제뉴스 전문지 세계지식 등 주요 언론들은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북한의 ‘조문 외교’를 전후해 남북관계의 개선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인민일보는 27일 ‘남북관계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서울을 찾은 북한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는 등 이른바 ‘조문 외교’가 단절됐던 남북 정부간의 대화를 복원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 각계에서 조문단의 방한이 남북관계의 개선에 희망을 가져다 줬다고 대체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남북은 공식 대화채널을 복원하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민간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문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도 남북 민간교류는 제재 압력을 완화하고 남북 정부간의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청년보도 27일 ‘조문외교 이후 남북관계에 화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방한한 북측 조문단은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해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한국 통일부는 25일 브리핑에서 북측이 작년 11월 이후 단절한 판문점 남북 당국간 직통전화 채널(적십자 채널)이 이날을 기해 복원됐다고 발표했다.

또 남북은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2년동안 열리지 않았던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고 있다.

국제뉴스 전문 격주간지 세계지식도 9월 1일자 최신호에서 ‘한반도에 화해조짐이 나타나고 있나’란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치화이가오(祁懷高) 푸단대 국제관계학원 연구원이 쓴 기고문은 잇따른 북한의 화해 제스처와 이를 바라보는 한국, 미국의 시각을 분석했다.

치 연구원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북한과 미국은 강도높은 헐뜯기 ‘말싸움’을 벌였으나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는 등 화해 분위기 조성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역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개인자격’이라고 선을 그엇지만 클린턴은 방북 후 오바마를 직접 만나 북한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대북 정책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의 특사 역할을 수행했다고 분석됐다.

한국 정부 역시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성의가 담긴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핵무기 포기를 전제로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김정일 위원장의 애도 성명 발표와 조문단 파견 등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잡지는 북핵 6자회담은 강제집행 권한이 없고 참가국간의 현실적인 국력 차이 등 일부 단점이 있음에도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현실적이고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6자회담은 상하이협력기구(SCO)처럼 상설화를 추진해 정상회담, 총리회담, 장관급 회담, 전문분야 회담 등 각종 채널로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몽골과 아세안, 유럽연합 등 다른 국가들을 참가시카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 주목하는 것이 중국 언론의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일부 반대되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신화통신 자매지인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27일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한 남북관계의 중대한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잔더빈(詹德斌) 푸단대학 한국연구센터 겸임연구원의 칼럼을 게재해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일시적인 화해 제스처를 보낸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한국은 북한의 핵포기를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면서 “남북이 서로 완전히 신뢰를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핵문제 개선이 없는 한 남북관계의 중대한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