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유연성 보여야, 中역할 효과적”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 중국의 효과적 대북 역할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대북 정책상의 유연성 확보나 정책조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두복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11일 ‘후진타오 체제하의 중ㆍ북한 관계’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한국은 주도적 역할을 위해 중국이 일정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실적으로 북한과 효과적인 협상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이라면서도 “식량, 에너지 등 중국의 경제지원에 대한 북한의 의존성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보로 연결될 수 있지만 주변환경에 따라 쉽게 손상될 수 있는 취약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북한은 혁명과 이념적 연대를 기초로 했던 특수관계에서 국가이익을 기초로 한 새로운 관계로 변했고, 그 과정에서 양국 신뢰도 크게 약화된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중국은 그들의 실효적 역할이 가능해질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는 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을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그 조건으로 대화를 통한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의지나 보장을 들었다.

그는 “이런 조건이 확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역할을 시도할 경우 북한은 이런 중국의 행위를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에 동참하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중국에 대한 북한의 신뢰를 약화시켜 지정학적으로 여전히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대북 고립과 봉쇄를 기본으로 하는 미국의 정책이 유지되는 한 중국의 대북지원 중단 및 제재 동참은 불가능한 만큼 “한국정부는 우선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적극 나서고 북한 안보에 대한 일정한 보장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뒤 대중 협력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과대평가해 북핵문제 해결을 시도할 경우 중대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우리의 주도적 역할은 이런 중국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 형성에 대한 한미공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