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범죄단속반, 한국정부와 협의

정부 당국은 23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17층 상황실에서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 인사들과 만나 북한의 위조달러 제조.유통의혹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처 방안을 협의했다.

21일 입국한 대니얼 글래저 재무부 `테러단체 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재무부 인사들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위조달러 제조.유통 의혹과 관련해 그간 조사.수집한 증거자료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북한이 제조한 위폐를 세탁하는데 동원됐다는 혐의로 미 재무부 당국이 `돈세탁 우려 금융기관’으로 지정한 중국계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미 재무부와 마카오 당국의 조사결과를 우리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글래저 부차관보 일행과 북한 위조달러 의혹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위폐 단속을 위한 한미 양국의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는 김 숙 북미국장과 조태용 북핵외교기획단장 등 외교부 당국자들 외에 통일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미측에서는 재무부 인사들 외에 국무부, 주한 미국대사관 등의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정부는 이날 미 당국이 제공한 정보를 북한의 위폐제조 의혹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정리하는데 참고하는 한편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해법을 찾는데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래저 부차관보는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소속 금융정보분석원(FIU.원장 유재한)도 이날 오후 글래저 부차관보 일행과 별도로 회동하고 북한 위폐의혹에 대한 미측의 입장을 들은 뒤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 FIU원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미측이 북한위폐와 연관된 한국 계좌나 특정인물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려는 게 아니냐’는 일부 보도와 관련, “그런 내용이 있다는 보고는 못받았다”고 말한 뒤 “가서 들어봐야 하고 우리가 협조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