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저출산·고령화’가 개발도상국 진입때문?

▲ 약초를 캔 봇짐을 메고 집으로 향하는 평안북도 삭주 여성들 ⓒ데일리NK

북한의 평균 수명이 꾸준하게 늘어 74살에 이르고, 이에 따라 고령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사회과학원 정명필 박사는 ‘사회과학원 학보’ 최근호(2007년 3호)에 ‘인구고령화와 그것을 가져오는 인구적 요인’이라는 글을 통해 “(북한) 인구의 사망률은 현저히 낮아지고 평균수명은 해방전(38세)에 비해 36년이나 길어져 74살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고 5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정 박사는 ‘북한 평균수명 74세’라는 주장과 관련한 구체적 통계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월드팩트북’을 통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평균수명은 71.92세(남자 69.18세, 여자 74.80세)로 공개한 것과 비교해 2년 이상 길다.

우리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북한 주민의 평균 수명은 남자의 경우 61.4세이고 여자는 67.3세로 평균 64.3세를 나타낸다고 보고했다. 북한 발표 수치와 10년 정도 차이가 난다.

북한은 1990년대 수백만명의 아사자를 낸 ‘고난의 행군’ 이후 평균수명이 꾸준하기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CIA 조사에서도 북한은 2003년(70.79세), 2004년(71.08세), 2005년(71.37세), 2006년(71.65세)에 이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북한은 출생률에 대해 2004년 1.68%→2005년 1.61%→2006년 1.55%→올해 1.51% 등으로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보건복지부는 북한 출산율을 1.94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구1000명당 영아사망률이 99~02년 사이에는 23.5명인데 반해 06년 현재 42명으로 나타나 남한(3명)에 비해 1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박사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노년 인구가 계속 장성하게 되면 전체 인구 가운데 노령인구의 비중이 점차 커지게 되며 결국은 인구가 고령화하는 경향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인구 고령화는 발전된 나라들에서는 하나의 커다란 사회경제적 문제로 나서고 있으며 발전도상 나라들에서도 중요한 인구적 과업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북한이 발전도상국의 반열에 올라 고령화 문제가 야기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발표하는 국가 통계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면서 “북한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주장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 식량문제가 외부세계의 지원과 장마당 활성화 등으로 일정 정도 해결되면서 적어도 90년대 중반에 비해서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저출산 문제의 경우,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저출산 문제의 원인과 달리 북한은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여전히 자류롭지 못하고, 의료, 복지, 교육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강동되지 않기 때문에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