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충성당 재미동포 신부 상주할 듯

북한에서 유일한 성당이지만 카톨릭 사제나 수녀 없이 평신도들이 미사를 드리고 있는 평양 장충성당에 재미동포 신부가 처음으로 상주할 전망이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Newark) 대교구 소속 한인 천주교회 박창득 주임신부가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측과 장충성당 상주 및 사제관 입주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박 신부는 한인사목 대표사제로서 북한에 상주하는 첫 외국인 성직자가 될 것이라고 교회 관계자가 밝혔다.

박 신부는 평양 방문 배경과 관련, “지난 4월 2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소식을 세계 언론들이 비중 있게 다루자 북한측이 이에 영향을 많이 받아 장충성당 사제관 입주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 장충성당에 상주를 하게 되면 어려움도 많겠지만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 평화를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른 성직자들에게 북한에 사랑과 평화를 전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박 신부는 “그동안 대북 지원을 위해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지만 방문기간에 사제관 대신 호텔에 묵어야 했던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만약 사제관 입주가 허용되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신부는 1997년 미국 내에서 모금운동을 벌여 북한에 국수공장을 설립하고 1998년에는 장충성당에서 남한의 서울 명동성당과 미국 뉴저지 한인성당과 같은 시각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미사를 올리는 등 북한의 선교를 위해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1988년 평양시 선교구역 장충동에 설립된 장충성당은 총 부지면적 2천㎡, 총건평은 1천852㎡에 수용능력은 200여 명 정도인데 박 신부는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성당 바로 옆에는 비어 있는 사제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