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시행동.패키지딜 통해 체제보장 원해”

북한은 핵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동시행동과 패키지 딜을 통한 체제보장과 신뢰구축을 원한다고 최근 평양을 방문한 EU(유럽연합) 의회대표단이 15일 밝혔다.

7월 9∼14일 방북해 백남순 외상 및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과 면담한 뒤 서울을 찾은 EU 의회대표단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의례적인 만남이 아닌 실질적인 결과를 원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EU대표단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의 이유에 대해 “`미국의 태도변화’ 때문이라고 했다”면서도 “북미 입장을 종합한 결과 6자회담에서 빠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북길에 북한 인민무력부 부부장인 김상익 상장(한국의 중장)을 만났다는 글린 포드 의원은 “김 상장은 김계관 부상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했다”며 “군부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EU 의회는 북미 양측이 현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를 촉구하며 이를 위해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 후 중유공급을 재개해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부상은 `우리가 듣기를 원하는 것은 (미국) 당국으로부터 북한이 주권국가(sovereign nation)로 인정되어지는 것이며,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북한의 HEU(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보유 여부와 관련, “그러한 정보가 있다고 하지만 HEU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북한은 현재 그러지 못하다”고 전제한 뒤 “그런 주장은 검증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신빙성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단은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핵은 폐기되어야 한다”며 북한이 NPT(핵무기비확산조약)에 복귀하고 사찰단 입국을 허용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에 대한 반응 여부와 관련, 북측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대표단은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