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 미사일 성능 획기적 개선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획기적으로 성능이 개선된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은 중.장거리 미사일에 가려져 그 위협의 실체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2일 관훈클럽 조찬강연에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첨단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했으며 이는 한국군과 한국 국민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밝혔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이 미사일은 신속발사가 가능하고 이동이 쉽도록 현대화되어 있으며 사거리 55~70km인 기존 프로그(FROG) 5ㆍ7 지대지 로켓에 비해 훨씬 개량됐다고 벨 사령관은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달 27일 함흥 인근 미사일기지에서 발사한 3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과 재원이 비교적 상세히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당국은 이 미사일이 1974년 개발된 구 소련제 SS21을 수입해 개량한 이동식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02’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2005년 5월 1일 동해상으로 이 미사일을 한발 발사한 적이 있다.

사거리 120km 가량의 KN-02 미사일은 휴전선 인근에서 발사하면 주한미군 기지가 이전할 평택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발사하는 이 미사일의 탄두에는 스스로 위치를 조정하는 ’관성항법장치’(INS)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동.서해상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KN-02와 다른 종류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가 “최근 북한이 동.서해에서 시험발사한 미사일들은 사거리 100km 내외의 지대지 및 지대함 미사일로 아직 작전배치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그런 관측을 낳고 있다.

KN-02든 신형이든 북한이 개발 중인 단거리 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경우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와 우리 군의 주요시설을 사정권 내에 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벨 사령관도 “북한이 이 미사일을 전력화하면 서울 이남 도시를 겨냥할 것”이라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꾸준히 개량한 데는 제3세계 국가로의 수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수년 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개량에 주력해 온 것은 공격용 무기로 사용하려는 목적과 외화벌이용 모두를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사거리 100~120km의 미사일은 서류상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 규정한 수출금지 대상도 아니다”고 말했다.

MTCR은 500kg 이상의 탄두를 300km 이상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과 무인비행체 및 이와 관련된 기술의 확산 방지와 핵.화학.생물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장치의 수출을 억제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은 규제대상이 아니라는 것.

벨 사령관도 “이번에 발사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단거리 미사일은 현대화돼 위협적이며 확산(수출) 문제도 수반할 수 있다”고 언급, ’외화벌이’ 차원의 성능개량 의도를 경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