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급변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위기관리포럼’이 22일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한반도 위기인가, 기회인가’ 토론회에서는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로 관심이 고조된 북한의 급변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는 “북한의 내부붕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나 쿠데타로 촉발될 수 있고 국가붕괴까지 진행돼 대한민국에 의한 흡수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날은 벼락처럼 올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2년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4년 뒤에는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확대되고 민주화 열풍이 불어 북한에 흘러들 수 있는 점, 한국과 미국에서 대선이 동시에 열리는 점, 전시작전통제권이 우리의 단독행사로 전환되는 점 등으로 북한의 변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국방개혁 2020’에서 병력감축 계획 재검토 ▲북한 내폭시 중국의 단독개입 차단 ▲주변국과 외교 강화 ▲북한난민 수용지 마련 ▲통일비용 확보를 위한 `통일세’ 신설 등을 제안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도 “현재 대북정책은 북한과 공조를 전제로 단계적 통일을 염두에 둔 것인데 정치적 불안요인과 경제붕괴로 급변사태가 올 수 있다”면서 “대북정책을 통일정책으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근관 서울대 교수는 “북한에 급변사태가 올 경우 외형적, 법기술적으로는 유엔의 지지를 받아 다자적 형태로 기여하되, 한국이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 문제가 조만간 한반도와 남한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젊은 탈북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남북한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난 심화, 국제적인 사회주의 연대망 붕괴 등으로 현재까지 김정일 정권이 완전히 공고화됐다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은 비공개적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인데 국방위원회의 노장 그룹이 적극 후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토론회 축사에서 “북한이 `철의 장막’을 거두고 모든 세계, 우리와 왕래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예측할 수 없는 상대를 맞아 예측가능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긴요하다”고 당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