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엔 제재 北기업과 사업중단할 듯

중국의 철강그룹이 북한의 동(銅)광산 개발에 투입하기 위해 의뢰한 설비 제조를 완공을 앞두고 돌연 중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복수의 중국 철강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철강업체인 중광(重鑛)그룹이 이달 초 선양 북방중공업(NHI)에 북한 해산의 동광산 개발을 위해 의뢰한 설비 제조의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중광은 2006년 11월 해산 동광산을 개발키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협약을 체결한 뒤 해산 동광산에 투입할 채광 설비의 제작을 NHI에 의뢰했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북한의 2차 핵 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에 따라 지난 4월 제재 대상 북한 기업 리스트에 오른 업체다.

중광은 당초 올 9월께 설비를 완공, 해산 동광산에 투입한 뒤 본격적인 채광에 나설 계획이었다. ‘북중 우의 60주년’을 맞아 중국의 최고위직도 채광 개시 시점에 맞춰 해산에서 테이프 커팅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설비 제조가 막바지 단계인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제조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 중광 측은 NHI에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만 통보했다고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압록강변에 위치한 혜산 동광산은 최대 40만t의 구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내 최대 구리 광산 가운데 하나지만 갱 내에 물이 차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채굴을 중단해왔다.

중광은 2억 위안(약 365억 원)을 투자해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합영회사를 설립, 운영권을 갖고 광산 개발에 나설 계획으며 이미 갱 내 물을 제거하고 전기 설비도 갖춰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종합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중광의 설비 제조 중단 결정은 당분간 해산 동광산 개발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선언한 마당에 유엔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오른 북한 기업과 합작 사업을 진행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지난 24일 단둥(丹東)을 통해 북한에 밀반입 되려던 전략적 금속인 바나듐(vanadium)을 압수했으며 지난 달에는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북한산 광물의 통관을 제지하는 등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대북 군수물자 수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