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 北 사이버 심리전에 노출돼 있어”

통일 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 텐데요. 실제로 통일 한반도를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또 일하는 전문가들은 어떤 통일 미래를 꿈꿀까요? 전문가와 함께 통일 한반도를 밀도 있게 그려보는 ‘통일 대담’ 시간입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천안함 사건 실무 그루빠 책임자, 즉 특별임무 수행 부서장을 지낸 이종헌 전 청와대 행정관이 천안함에 대한 조사과정과 그 이후 북한의 대북심리전 현황을 책으로 펴냈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 통일 대담 시간에는 ‘스모킹 건, 천안함 전쟁 실록’의 저자 이종헌 전 행정관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책 제목이 스모킹 건인데요. 어떤 사건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인 증거를 뜻하는 말이죠. 북한 당국은 천안호 사건에 대해 우리와 관련 없는 일을 한국이 우리의 소행인냥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해군함정 천안호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말 그대로 결정적 증거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2010년 3월 26일, 해군 함정 천안함이 피격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북한 소행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의 쌍끌이 어선이 많은 노력을 해서 인양을 했던 어뢰추진체(CHD-02D)입니다. 두 번째는, 북한 당국이 어뢰(CHD-02D)를 판매하기 위해서 만들었던 CD와 카탈로그입니다. CD와 카탈로그는 우리 정보 당국이 2008년도에 입수한 바 있는데, 그 속에는 어뢰의 설계도가 나와 있었습니다. 이 설계도와 쌍끌이 어선이 인양한 어뢰추진체를 맞춰 보았더니 같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즉, 북한의 소행인 것을 확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천안호 사건에 대한 의혹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일단 한국 정치계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호 사건을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면서 천안호 사건에 대한 조사가 객관적인 시각을 잃고 이념화됐는데요. 북한 당국은 이런 한국 내 갈등을 이용해서 대북심리전을 본격화했다고 밝히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인가요?

사이버전은 두 가지 형태로 전개됩니다. 사이버테러와 사이버심리전이 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테러는 대한민국의 IT 환경을 해킹하거나 디도스 공격 등을 통해서 인터넷 환경의 장애나 마비를 가지고 오는 것을 말합니다. 심리전은 최근 북한이 SNS를 활용하여 남한 사회의 혼란을 가져올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남한 내 확장되고 있는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여, 체제선전과 대남선전을 하였고 특히 천안함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 아님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이버심리전은 ‘우리민족’이라는 북한 계정을 통해서 진행된 바 있습니다.

3. 그런데 많은 북한 청취자들이 궁금해 하실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한국 내 인터넷 사이트에 천안호 음모론에 동조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북한을 옹호하는 글들이 달리는 것, 이걸 어떻게 북한이 했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하는 부분입니다.

우선, IP추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올려져있는 내용들이 남한 내의 ‘한총련’ 홈페이지에 그대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IP를 추적한 결과 중국 선양 등에서 IP를 찾을 수 있었는데, 이곳은 북한 사이버전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국내 및 해외 등지에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북한 선전 매체의 내용들을 가져와서 남한 내 사이트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국 및 동남아의 종북 인사로 확인된 사람들이 본인들의 트위터에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내용들을 가지고 와서 전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이 2010년도에, 친북 게시글이라고 삭제 요청을 받은 것이 7만 5천 건이었습니다. 2009년도에 비해 6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4. 그런데, 천안호 폭침 이전에도 북한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은 있었는데요.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인 한국에서 한 가지 문제가 공론화되고 치열한 쟁점이 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여중생들이 미군 탕크에 깔려 죽은 효순이 미선이 사건도 있었고 또 한국과 미국의 소고기 자유무역협정을 두고 광우병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유독 천안호 이후에 대북 사이버 심리전이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증가한 이유, 무엇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이전에도 대남 사이버심리전은 분명이 있었습니다. 북한 사이버전은 남한의 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순간부터 전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90년대 초반 북한은, 대남 사이버전을 준비하는 기관(이른바 적공세력)을 통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심리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그런데 1990년대와 지금과는 인터넷 여건에서 확연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남한 내에서 정보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SNS의 영역이 확장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것들이 새롭게 생김으로써 사이버전들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과거와 큰 차이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즉 이전에는 단순히 인터넷 홈페이지만을 가지고 수행되던 대남 사이버전이, 지금은 모바일 및 휴대폰 등과 결합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영향을 많이 끼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북한 내에서의 사이버심리전을 전개하려는 의지 역시 강화되었습니다. 남한 사이버 공간이 확장되면서 그에 맞추어, 대남 사이버전을 전개하려고 했습니다. 동시에 인력을 양성하고 남한 맞춤형 전략 및 기법을 개발하면서 사이버 심리전을 노골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김정은이 “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함께 우리 인민군대의 무자비한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김정은 자신도 사이버전의 위력을 알고 있고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김정은 시대 이전과 이후, 북한의 사이버 심리전 차이가 있습니까?

김정은은 해외에서 공부를 했었고, 인터넷과 사이버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대부분을 인터넷을 통해서 얻는 상황에서, 북한에서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맞추어 사이버 심리전을 전개해 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이 ‘전자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12년 4월 달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중대보도라면서 특별한 방송을 하나 한 것이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특별한 수단을 통해서 남한을 공격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GPS 교란’을 통해서 남한을 공격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비대칭전은 이전에 없었던 북한의 공격으로서, 김정은 시대에 새롭게 전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북한 역시 비대칭전에 대한 의지가 강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그런데 북한이 조선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트위터, 그러니까 인터넷상 소통망을 개설하고 또 우리민족이라는 계정의 다른 인터넷 소통망 유튜브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북한 당국에서 만들었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는 인터넷 소통망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민족’이라는 것은 북한의 공식 계정입니다. 이것은 북한 스스로가 북한임을 드러내는 계정으로 상식적으로 북한 소유의 계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공개적으로 알려 놓은 계정 대신에, 사이버전은 비공개 계정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공개 계정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9년 이전에는 파악된 것이 한개도 없었는데, 2010년도 7월 달에만 거의 100개 이상의 계정들이 발각이 되어서 남한 당국이 차단한 바 있습니다. 작년에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700여개의 비공식 계정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7. 그런데 흔히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 상에서 글 몇 개로 천안호 폭침 북한 소행 사실을 반박하고 또 북한을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술적 전략과 또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되는데요. 그만큼 북한 당국이 이 사이버 심리전, 즉 전자전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라고 봐야하겠죠?

사이버 심리전의 목적은 군(軍)에게는 대적관의 약화, 일반 국민(國民)에게는 국가안보에 대해서 헷갈리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안함 피격 때 북한은 자신의 소행을 부인하면서 전쟁 불사 발언을 통해서 남한 사회를 강하게 압박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부 군인들이 전쟁발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고, 일반 국민들의 대다수가 동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 당시 전군을 대상으로 2번이나 특별 정신 교육을 시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동요를 막기 위해서 노력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은 이렇듯이 남남갈등을 심화시켜 우리 軍‧政府‧民의 내부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8. 북한이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 내 남남 갈등을 조장하고 한국 정부를 흔들려는 이유, 무엇 때문이라고 보시는지요?

북쪽은 대남적화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가 않다고 전제하고, 사이버 심리전을 통해서 북한에서 말하는 3대 혁명역량을 키워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북한 내부의 역량, 남한 내부의 종북 세력, 해외에 있는 한글을 쓸 수 있는 친북역량을 묶어서 남남 갈등을 심화 및 북한에게 유리하도록 남한 정세를 이끌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9. 북한 청취자들은 인터넷도 잘 안 되는 환경 가운데 있는데 당국의 사이버전투 기술이 그렇게나 높은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정보체제 기술력으로 북한 내 IT체제를 구축한다면 상당히 발전된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사이버전에 대해서 노력을 많이 해왔고 인력과 장비에 대한 투자가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역량을 선용한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북한에서 기본적으로 IT 영역이 구축되고 활용되려면 선제적으로 북한 체제의 개혁과 개방이 필요한데, 북한은 이를 겁내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에서 SNS를 통해 ‘재스민혁명’이 발생했고 독재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서는 외부의 정보를 훌륭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이버 세계 구축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10. 책을 통해서 천안호 음모론에 대한 진위여부를 밝히셨습니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음모론이 계속되고 있고, 오히려 책이 발간된 이후에 이제 스모킹 건 책 내용을 반박하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느끼고 계십니까?

사실, 어느 사회나 음모론은 존재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흥미를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존재합니다.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음모론이 지나치다는 것이며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내용들이라는 점입니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천안함의 의혹에 대한 주장들의 공통점은 ‘근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주장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내용들도 각기 다릅니다. 따라서 이런 주장에 대해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11. 어쨌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어떤 생각도 존중되어야 하고, 또 건강한 비판도 허용되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분단이라는 특수한 환경 가운데 있고 또 북한 당국의 사이버 심리전이 치밀해지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와 안보의 가치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표현의 자유는 기본 가치이자 불가침의 영역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공복리 즉 공동체의 이익과 안녕의 차원에서 봤을 때, 사실에 기반 하지 않는 이야기 혹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내용은 기본질서와 공동체의 존립 근거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천안함을 공격한 것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은 과학적 조사를 통해서 밝혀졌고, 전 세계의 공증을 통해서 인정된 사실입니다.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이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12. 사실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국 국민 모두가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사이버 심리전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사이버심리전은 우리 民‧軍‧政의 신뢰가 약해질 때 효과가 발휘됩니다. 따라서 정부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터졌을 때 공개적으로 신속하게 국민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사실이 아닌 것을 전달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꾸짖고 야단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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