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 ‘큰언니’ 김영자 국장

“탈북 청소년들은 남한사회의 편견과 차별, 언어문제, 외로움, 경제 사정 등 성년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더해 학업과 진로 고민,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등의 문제가 있어 남한 사회 적응이 더 힘듭니다.”

1996년부터 탈북 청소년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돕고 있는 김영자(54)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은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탈북 청소년들의 실정을 이같이 전했다.

김 국장은 특히 2천여명에 이르는 탈북 청소년들이 탈북 과정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5∼6년 동안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남한에 들어와서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가는 데 애먹고 있다고 밝혔다.

“탈북 청소년들이 교육공백이 긴 데다 영어, 국어, 수학을 비롯한 전 과목을 기초부터 배워야 하는 수준이기에 더욱 힘들어 한다”며 “정규 학교에 편입한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어 절반가량이 1∼2년 내에 그만두게 된다”
탈북 청소년들은 학업뿐 아니라 학교 생활과 일상 생활에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김 국장은 밝혔다.

“탈북 청소년들은 북에서 왔다고 하면 남한 학생들이 무시하기 때문에 북에서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으며, 남한 학생들이 북에서 온 사실을 알게 되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북에 대해 물어보다 그 다음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김 국장은 “심지어 ‘남남북녀라고 하는데 너는 왜 예쁘지 않느냐’는 말까지 듣는 등 일부는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도 “친구들이나 선생님뿐 아니라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까지도 북에서 왔다는 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과도한 질문을 하거나 북한 욕을 함으로써 탈북 청소년들이 주변 사람들을 무서워하게 된다”고 김 국장은 말하고 “이러한 주변환경은 탈북 청소년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혼자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따라서 탈북 청소년들의 남한사회 적응을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 언론, 각계 단체 등 온 사회가 힘을 모아 도와야 한다”며 “앞으로 탈북 청소년들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회성 행사보다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속에 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학력 측정을 통해 나이에 맞는 학교에 편입학하게 한 후, 이들에게 적합한 맞춤식 교육과 민주시민 교육을 해야 하며, 정신적.물질적 지지를 해주는 ‘멘토’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남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교육을 포함해 남한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또래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 우리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김 국장은 강조했다.

김 국장은 “정부가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설립했지만, 겨우 100여명만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 데다 예산대비 효율성 문제와 집단수용화 문제가 있다”며 “상당수 탈북 청소년들이 의지하고 있는 6∼8곳의 민간대안학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1999년 3월 가정방문 학습지도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탈북 청소년 교육에 본격 나섰다. 1999년 7월 하나원이 준공된 뒤 그해 9월부터 현재까지 매주 토요일 하나원을 방문해 탈북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2001년 8월부터는 민간 최초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 계절학교’를 매년 1월과 8월 3주간 운영하고 있다. 2005년에는 ‘탈북대학생 리더십교육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70년∼80년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에서 활동하며 남한사회 인권개선에 앞장서다 북한 인권운동에 투신한 김 국장은 “12년째 발로 뛰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해 왔다”며 “이제는 외국에 나가 견문도 넓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은데 마음대로 될지 모르겠다”면서 인터뷰를 끝맺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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